한산한 연말증시…거래대금 나흘째 4조원 수준

연말을 앞두고 주식 거래대금이 연일 줄어들고 있다. 외국인 등 주요 '큰손'들이 연말 결산을 끝내고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주식시장은 벌써 '휴가시즌'에 접어든 모습이다. 코스피지수는 23일 5.81포인트(0.35%) 오른 1661.35로 마감되며 이틀째 반등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4조190억원으로 4일째 4조원 수준에 그쳤고 거래량은 3억7058만주로 4억7101만주였던 하루 전에 비해 급감했다.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올해 마지막 선물 · 옵션 만기일이던 지난 10일 반짝 7조원을 넘어선 이후 전날까지 8거래일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중소형주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2조5000억원대로 늘어났던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도 이날 2조2997억원으로 줄어 양 시장을 합친 거래대금은 6조3187억원에 그쳤다.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펀드를 운용하는 외국인이나 대형 기관투자가들은 이미 수익률을 확정하고 연말 결산에 들어간 터여서 전반적으로 거래가 한산한 모습"이라고 전했다. 한동안 강세를 보였던 중소형주들의 상승 탄력이 둔화되면서 이들 종목을 매수했던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는 등 제한적인 수준의 거래만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12월 거래대금이 전월 대비 급감한 경우가 2000년 이후 작년까지 7번에 달했다"면서 "12월에는 투자자들이 의사 결정을 다음 해로 미루는 탓에 경기 등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거래가 줄어드는 계절적 성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경험상 12월 거래대금은 전월 대비 4.4%가량 감소한다는 설명이다.

황 연구원은 "12월 거래대금이 줄어드는 대신 1월에는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가 다시 활발해지면서 거래대금이 늘고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국내외 금리 동결로 자산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있는 점과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유지될 것이란 점 등에서 내년에도 '1월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