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정시 '눈치작전' 극심…명문대 중하위 학과 강세

연세대 4.25대 1·고려대 4.11대 1…서울대는 소폭 하락
상경·의학계열 인기 여전…자유전공학부는 시들

2010학년도 대입 정시 모집 마감 결과 전체적으로 지난해보다 경쟁률이 소폭 상승했다. 상경계열은 여전히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최고 인기학과 자리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인기를 얻었던 자유전공학부는 학부 특성을 잃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지원율이 하락했다.

◆경쟁률 전체적으로 상승24일 각 대학들이 정시 모집을 마감한 결과 서울대를 제외한 주요 상위권 대학의 경쟁률이 일제히 올랐다. 가군에서 1991명을 모집하는 연세대는 8459명이 지원,지난해 4.17 대 1보다 높은 4.25 대 1을 나타냈다. 고려대(3.99→4.11) 경희대(나군 6.51→6.98) 서강대(5.06→5.10) 서울시립대(가군 5.15→5.95) 이화여대(3.50→3.53) 한국외대(나군 4.36→4.65) 한양대(나군 4.89→6.03) 등도 경쟁률이 높아졌다.

입시 전문가들은 올해 수험생 수가 증가한 데다 수능 난이도가 낮아져 하향 안전 지원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경쟁률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이사는 "서울대 정시모집 경쟁률(4.53 대 1)은 전년보다 낮아졌지만 중상위권 대학들의 경쟁률이 올랐다"며 "변별력이 낮은 수능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눈치 작전도 극심해 전체 지원자의 60%가 마감일에야 원서를 냈다. 고려대는 전체 지원자 8437명 중 마감 3시간을 앞두고 지원한 수험생이 전체의 65.3%인 5507명에 달했다. ◆날개 꺾인 자유전공학부

자유전공학부는 작년에 비해 인기가 시들해졌다. 입시 전문가들은 "각 대학들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제도 도입으로 법대가 사라지자 모집 정원을 채우기 위해 지난해 자유전공학부를 신설했으나 경영 등 특정 전공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정체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전년보다 지원자가 크게 줄었다"고 분석했다.

연세대 자유전공학부는 작년 경쟁률이 7.47 대 1이었으나 올해는 4.88 대 1에 불과했다. 서울대 자유전공학부도 5.93 대 1에서 4.45 대 1로 낮아졌다. 성균관대 자유전공학부(가군) 경쟁률도 6.3 대 1에서 5 대 1로 하락했다. ◆상경계열 인기 '최고'

지난해 최고 인기 학과로 부상한 상경계열은 올해도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성균관대 글로벌경영학과(나군)가 12.30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낸 것을 비롯해 한양대 경제금융학부(10.12) 서울시립대 경제학부(6.70) 연세대 경영학과(4.19) 고려대 경영대(4.93) 등도 경쟁률이 높았다. 자연계열에서는 의예과가 높은 경쟁률을 나타내며 인기를 유지했다.

명문대 중하위권 학과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는 7.59 대 1로 인문계열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고 교육학 · 윤리교육과군(6.71) 인류지리학과군(5.96) 등도 경쟁이 치열했다. 고려대 보건행정학과도 8.14 대 1로 인문계 1위를 차지했다. 연세대 노어노문학과(7.06)도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전공보다 '대학 간판'을 중시하는 경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일규/이상은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