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생 '황금돼지띠 특수'는 계속된다

'재복설' 속설…출생아 10% 많아
성장따라 유아복 등 매출 '좌우'
어린이집 입학도 치열 '경쟁세대'
#.서울 풍납동에 사는 양선혜씨(36 · 여)는 29개월된 딸이 다닐 어린이집을 알아보다 깜짝 놀랐다. 집에서 가까운 P어린이집은 대기자만 300명을 넘었고 Y어린이집도 130여명에 달했다. 양씨는 "국공립 어린이집은 맞벌이 자녀가 입학 1순위여서 기대했는데 대기자 부모들도 대부분 맞벌이어서 2~3년을 기다려야 할 판"이라며 한숨을 지었다.

이른바 '황금돼지띠'인 2007년생 아이들이 자라면서 다양한 사회 · 경제적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2007년 출생아는 전년보다 4만5000명 많은 49만3000명에 달한다. '황금돼지해에 태어난 아이는 재물운을 타고 난다'는 속설에 따른 '베이비붐'의 후폭풍인 셈이다. ◆어린이집 대기자 정원의 10배

2007년 출산 증가로 산후조리원,산부인과 등이 호황이었고,작년엔 '돌잔치' 특수로 외식업체들이 톡톡히 재미를 봤다. 요즘엔 황금돼지띠 아이들의 어린이집 입학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시 보육포털사이트에 따르면 보육비가 싸고 시설이 좋은 국공립 어린이집의 입학 대기자는 대부분 정원의 10배를 넘는다. 정원 70명인 송파구 푸른어린이집의 경우 대기자가 1074명으로 15배에 달했다. 민간 어린이집의 경쟁률도 치솟아 삼성이 위탁운영하는 이태원 · 양천어린이집도 이미 대기자가 정원의 16배인데 갈수록 치솟는 상황이다.

정부가 초등학교 취학기준일을 '3월1일'에서 '1월1일'로 바꾼 것도 부모들의 원망 대상이다. 2007년 1월생 쌍둥이를 둔 양성욱씨(37)는 "종전 기준으론 아이들이 2006년생과 학교를 다니지만 새 기준으론 더 많은 황금돼지띠들과 경쟁해야 할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한숨이 나온다"고 토로했다. ◆황금돼지띠 아이 부모는 '큰손'

황금돼지띠 아이들의 성장에 따라 기저귀,유아복,유아식 등 관련 상품군의 매출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이마트에서 올해 기저귀 전체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1.9% 줄었지만 황금돼지띠 유아들이 주로 입는 특대형과 점보사이즈 기저귀 매출은 20.7% 늘어 대조를 이뤘다. G마켓에서 신생아 배냇저고리 매출이 2007년 10% 늘었지만 이후엔 거꾸로 13~15% 감소한 반면,올해 3세 대상 유아복 매출은 14% 증가했다.

아예 황금돼지띠 유아들에 맞춰 마케팅 전략을 짜기도 한다. 0~3세용 의류만 취급하던 아가방앤컴퍼니는 지난해 겨울부터 3~5세용 '토들러'사이즈를 새로 선보였다.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은 올 들어 3~4세 대상 치즈,이유식 등 신제품을 출시해 짭짤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송태형/최진석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