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종무식 조용하게…시무식은 의미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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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등 종무식 생략…새해 공격경영 정조준연말 종무식을 하지 않는 대기업들이 늘고 있다. 형식적인 회사 차원의 행사를 없애고 팀별로 간단한 종무식을 갖거나 장기휴가 등을 통해 직원들에게 재충전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대부분 대기업들은 그러나 시무식은 예년처럼 진행키로 했다. 글로벌경제위기 이후 회복되는 시장을 놓고 벌어지는 한판승부를 위한 결의를 다지자는 의도에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공장가동 등에 필요한 일부 인원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직원이 25일부터 휴가에 들어갔다. 1월3일까지 장기휴가 체제에 들어갔기 때문에 전사 차원의 종무식은 애초부터 계획하지도 않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연말에는 해외거래선들이 모두 휴가에 들어가기 때문에 업무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 기간 직원들이 가족여행 등을 통해 재충전할 기회를 가질 수 있어 호응도가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새해 1월4일로 예정된 시무식은 수원사업장에서 최지성 사장,이재용 부사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하기로 했다. 최 사장은 이날 시무식에서 '공격적 점유율 확대전략을 지속하기 위한 전사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LG그룹은 몇년째 별도의 종무식을 하지 않고 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LG 관계자는 "종무식이라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각 사별로,팀별로 자유롭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LG도 시무식은 구본무 회장과 전 계열사 사장 및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기로 했다. 새해 1월4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 지하 대강당에서 열릴 시무식에서 구 회장은 직접 신년사를 발표하며 직원들의 분발을 촉구할 계획이다.
SK그룹도 31일 계열사별로 다과회나 편안한 분위기의 회의 형식으로 조촐하게 종무식을 하는 대신 시무식은 최태원 회장을 포함한 주요 계열사 임직원 400여명이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서 열기로 했다. 포스코는 종무식을 하지 않는 대신 새해 1월 4일 포항 본사에서 정준양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시무식을 갖기로 했다. 시무식에는 팀장급 이상 1000여명과 협력업체 관계자들까지 참석한다. 포항 광양 서울 베이징 도쿄 등의 직원들은 화상으로 시무식에 동참한다.
르노삼성차는 전사 차원의 시무식과 종무식을 장마리 위르띠제 사장과 고위 임원들이 한 해 노고를 격려하고 새해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메시지를 사내통신망에 올리는 것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한진해운도 다음달 4일 부산 신항 사무실에서 최은영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시무식을 개최한다. 이 회사가 사업 현장에서 시무식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무식 행사를 공연 등으로 대체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GS칼텍스는 종무식은 하지 않고 전통대로 1월4일 오전 신입사원들이 이색공연을 펼치는 것으로 새해 업무를 시작한다. 두산도 그룹 차원의 종무식,시무식을 열지 않고 1월5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임직원들과 가족 및 신입사원이 참석하는 신년음악회를 연다. 18번째인 내년 음악회에서는 중앙대 출신 음악인들과 재학생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가 공연한다.
롯데백화점은 임직원 및 협력업체 사원 등 총 4000여 명이 참석하는 시무식을 새해 1월1일 남산을 비롯한 각 점포의 인근 산이나 일출 명소에서 진행한다. 신세계백화점도 1월1일 팀장급 이상 전 임직원이 서울 인근의 산에 오르는 것으로 새해를 시작한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