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미술시장 코드는 東西 융합… 김동우·홍경택·강형구 인기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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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 한국작가 경매 분석팝아티스트 김동유씨(45)가 홍콩 경매시장에서 국내 작가 중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술품 경매회사 크리스티의 '2004~2009년 한국 작가 홍콩 경매 현황'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6년간 홍콩 크리스티 출품작 16점 중 15점이 팔려 총 2486만홍콩달러(약 38억원)의 낙찰액을 기록했다. 다음으로 홍경택(1740만홍콩달러) 강형구(1600만홍콩달러) 백남준(1488만홍콩달러) 최소영(1407만홍콩달러) 김창열(1058만홍콩달러) 전광영(889만홍콩달러) 오치균(634만홍콩달러) 이환권(332만홍콩달러) 최영걸(287만홍콩달러) 안성하(271만홍콩달러) 김덕용(231만홍콩달러) 순으로 낙찰액이 많았다.
같은 기간 홍콩 크리스티 경매시장에서 국내 작가(97명)의 출품작 406점 중 339점이 팔려 낙찰률 83%,낙찰총액 1억6800만홍콩달러(약 254억원)를 기록했다. 금액 기준으로 볼 때 2004년 112만홍콩달러보다 150배 늘어났다.
낙찰된 작품 수 기준으로는 최영걸씨가 18점으로 가장 많았으며 최소영(17) 김덕용(16) 김동유(15점) 홍경택(12) 안성하(11) 김창열 · 데비한(10) 강형구(9점) 신영미(8) 전광영 · 노상균 · 지용호씨(7점)가 뒤를 이었다.
섬세한 수작업으로 특유의 작품세계를 펼쳐낸 국내 작가들이 홍콩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팝아트 작가 김동유씨는 대형 화면에 세포 같은 픽셀 이미지들을 집적해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노동집약적 작품으로 눈길을 끌었다. 2006년 5월 홍콩 크리스티에서 그의 작품 '마릴린 먼로 · 마오쩌둥'이 추정가의 25배 이상인 258만홍콩달러(당시 3억2000만원)에 낙찰돼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펜과 연필의 기하학적 예술성을 보여준 홍경택씨도 고도의 공력을 인정받은 케이스.홍씨의 '연필Ⅰ'은 648만홍콩달러에 팔려 홍콩 크리스티 경매 한국 출품작 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또 동서양의 감성이 교차되는 홍콩의 지리적 특성 때문에 현대인의 공통적인 주제를 담은 작품이 인기를 끈 것으로 나타났다. 중견 인기작가 전광영 · 오치균,원로 작가 김창열씨는 전통미의 현대적 재해석이나 동양의 정신성과 조형관을 새롭게 조명한 작품으로 인기를 끌었고,강형구씨는 대중적인 인물 코드에 강렬한 메시지를 담아 주목을 받았다. 해외 컬렉터들이 한국 작가들의 작품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향후 한국 현대미술의 성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배혜경 홍콩크리스티 한국사무소장은 "한국 작품들이 뛰어난데도 불구하고 중국에 비해 평가가 늦었다"며 "최근에는 '반짝스타'보다 든든한 기반을 갖춘 작가들이 주목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