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교수 "G20 서울 회의서 글로벌 경제리더십 끌어올리는 데 앞장서겠다"

"통화정책과 감독기능은 동전의 양면"…한국은행 감독기능 강화 필요성 제기할 듯
[한경닷컴] 청와대 국제경제보좌관으로 내정된 신현송 미국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50)는 28일 “국제 금융분야에서 쌓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국이 내년 11월 서울서 개최되는 5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나흘 전 보좌관 내정 사실을 통보받은 신 교수는 이날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국제 경제 질서를 좌우할 큰 행사를 앞두고 대통령을 보좌해 한국의 글로벌 경제 리더십을 한단계 끌어올리는데 학문적 경험을 쏟아붓겠다”고 강조했다.다만 구체적인 업무와 역할은 1월 초 부임해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그는 “서울 G20 정상회의의 핵심 의제는 세계 경제가 지속가능하고 균형있는 성장을 할 수 있는 글로벌 금융시스템 구축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의장국인 한국이 리더십을 발휘해 선진국과 개도국 간 이해를 절충하면 금융위기 이후 새로운 경제 질서를 도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신 교수는 “이미 구성된 G20기획단,준비위원회 등과 협력해 최상의 회의 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며 “이를 위해선 균형적인 세계 경제 발전 모델과 글로벌 불균형 해소 문제 등이 의제로 다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 금융전문가인 신 교수는 또다른 금융위기를 막기 위한 금융감독 제도 개편 과정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그는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위기를 예방할 수 있는 시장 규제가 핵심 안건이 돼야 한다”며 “물가 뿐 금융 및 자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통화 정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2008년 신용위기가 터진 이후,그는 금융사의 자본건전성 뿐 아니라 유동성을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신 교수는 “필요 자기자본을 충족했느냐는 식의 경직된 감독 방식으로는 금융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없다”며 “통화 정책과 감독 기능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만큼 통화당국의 총괄적인 감독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이같은 입장에 비춰볼 때 신 교수는 한국은행의 감독 기능 강화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정책 소비자 입장에서 생산자 입장으로 전환되는 만큼 학자로서의 소신과 주장을 앞세우기보다는 경제 관료들과 호흡을 맞춰가며 국가경제 발전을 이끌어내는 게 더 중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그는 “공직에 몸을 담는 게 여러 가지 제약도 있지만 조직과 같이 움직인다는 혜택도 크다”며 “한국 공무원들의 자질이 뛰어난 만큼 합당한 논리를 펴면 충분히 정책으로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2000년부터 2005년까지 런던 정경대(LSE)에 근무할 당시 영국 영란은행에 일주일에 한 번씩 나가 금융안정분야 자문 역할을 한 경험이 있는 만큼 공무원들과 일해본 경험이 있다고 전했다.

신 교수는 “안식년에 국가에 보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었다”며 “내년 G20 정상회의 때까지 근무하고 다시 학교로 복귀해 학자의 길을 걷겠다”고 말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