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상사, 세계 5대 가스전 플랜트 따냈다

1조7000억 규모…현대엔지니어링과 공동 수주
中·러시아 제치고 자원부국 중앙亞 시장 선점
현대엔지니어링 · LG상사 컨소시엄이 투르크메니스탄에서 14억8000만달러(약 1조7000억원)짜리 대형 플랜트 건설사업을 따냈다. 투르크메니스탄 역사상 최대 규모 프로젝트로 중국 러시아 기업과의 경쟁을 뚫고 이뤄낸 성과다.

◆세계 5대 가스전 한국 기업이 개발LG상사 컨소시엄은 29일 투르크메니스탄 국영 가스회사인 투르크멘가스와 연간 100억㎥의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플랜트 건설 계약을 맺었다. LG상사 컨소시엄이 설계,구매,시공을 포함해 전 공정을 맡는 턴키 방식이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4위의 자원 부국으로 최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후진타오 중국 주석이 직접 찾아갈 만큼 글로벌 강국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오랜 기간 제한적인 외교정책으로 일관해 오다 2007년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하기 시작했다.

플랜트 건설 예정 지역인 욜로텐(Yoloten)은 세계 5대 가스전으로 알려진 곳이다. 매장량이 전 세계 5년 사용량에 해당하는 14조㎥에 달한다. 투르크메니스탄 정부는 향후 가스처리 플랜트를 지속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첫 단추를 꿴 한국 기업이 향후 추가 프로젝트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전망이다. ◆LG상사 '컨트리(country) 마케팅'의 승리

이번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LG상사는 2007년 말 수도인 아슈하바트에 지사를 설치,정부 인사들과 인맥을 쌓으며 사업 기회를 모색해 왔다. LG상사 관계자는 "경제 자문을 제공하는 등 꾸준히 물밑 작업을 진행한 것이 이번에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상사는 투르크메니스탄뿐만 아니라 1990년대 말부터 카자흐스탄 오만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경제적 잠재력이 큰 자원 부국들을 대상으로 지역 밀착형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단일 프로젝트에 그때 그때 매달려서는 승산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2007년 10월에는 러시아 사하공화국과 '남야쿠치야 종합개발 프로젝트' 추진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사하공하국의 자원 개발과 인프라 투자 사업을 LG상사가 주도할 것임을 서로 약속한 것.카자흐스탄에서는 아다(ADA) 광구 등 4개의 원유 광구를 확보했다. 또 다른 석유 부국인 오만에서도 1997년부터 유전 개발을 시작해 오만 최초의 해상 유전인 '웨스트부카'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다.

김동욱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은 "이번 사업 수주는 LG상사의 시장 개척 능력에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술력을 더해 만들어낸 합작품"이라고 설명했다. LG상사 컨소시엄은 내년 1월 욜로텐 플랜트를 착공,2012년 3분기에 완공할 예정이다. 하영봉 LG상사 사장은 "투르크메니스탄의 자원 개발,사회 인프라 건설 분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