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을 빛낼 인물] (1) 김연아…국민요정의 '金빛 미소' 밴쿠버에서도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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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피겨 첫 금메달 도전
"내 라이벌은 언제나 나 자신"
캐나다에서 마지막 담금질‥피겨 퀸 '새로운 시작'의 해
"후회 없는 연기를 펼쳐 TV 화면에 '김연아 올림픽 챔피언'이라는 자막이 나오도록 하겠습니다. "
2010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2월12~28일)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국민들 관심은 벌써 '피겨 퀸' 김연아(20 · 고려대)가 피겨스케이팅 종목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을지에 모아지고 있다. 김연아는 2월23일 쇼트프로그램 연기를 시작으로 한국 선수로는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2006년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김연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아이스링크의 '지존'이다. 특히 2009년엔 단 한 차례도 놓치지 않고 5개 그랑프리대회를 석권했다. 쇼트프로그램(3회),프리스케이팅(1회),총점(2회) 등 총 6차례에 걸쳐 역대 최고 점수를 경신했다.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총점 200점(210.03점)을 돌파한 것도 그다.
굵직한 세계대회 타이틀을 잇따라 거머쥔 김연아에게 남은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이다. 동료 선수들 사이에 '외계인'으로 불릴 정도로 경쟁자들과 기량차가 커서 금빛 전망은 밝다. 그렇지만 스트레스를 잘 받지 않고 대담하기로 유명한 김연아도 올림픽에 대한 부담감을 숨기지는 않았다. 그는 "선수라면 누구나 올림픽 금메달을 꿈꾸지만 이변이 많이 일어나는 곳이 올림픽 무대"라며 "운도 따라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면서 웃었다.
아사다 마오(일본)의 올림픽 출전에 대해 그는 "언제나 그랬듯이 나의 라이벌은 나 자신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떤 선수가 출전하든 결국 음악이 나오는 순간 얼음 위에 서 있는 것은 저 혼자"라고 덤덤하게 답했다. 김연아는 지난달 20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갔다.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늦은 밤까지 연습장을 지켰다. 하지만 새로운 프로그램을 짜거나 특별 훈련을 하는 건 아니다. 그는 "큰 무대를 앞두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건 아니고 그동안 해온 훈련을 반복할 따름"이라고 설명했다.
지금은 1시간30분과 30분으로 이뤄진 연습 세션을 하루에 두 번 반복하면서 체력과 근력 운동을 겸하고 있다. 훈련을 통해 실수를 줄이고 기존 안무를 다듬는 '런 스루'(run through)에 주력하고 있는 것.
훈련을 위해 몇 년째 캐나다 생활을 하고 있지만 외롭지는 않다고 한다. 항상 어머니가 옆에서 "파이팅"을 외쳐주고 있기 때문.김연아는 "좋은 지도자들도 만났지만 어머니가 없었다면 지금의 이 자리까지 올라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아에겐 올림픽 금메달과 함께 꼭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다.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는 캐나다를 여행하는 것.그는 "캐다나에서 오랫동안 훈련하다 보니 사람들이 캐나다 여기저기를 많이 여행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비시즌에도 일이 많아서 가본 곳이라곤 나이아가라 폭포뿐"이라며 "이번에는 꼭 다른 곳도 가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올림픽 무대에 적응하기 위해 대회 시작 4~5일 전에 밴쿠버로 이동할 예정인 그는 "지난 몇 년 동안 항상 모든 계획은 일단 밴쿠버올림픽이었다"며 "이번 시즌이 끝난 후에는 무엇을 하든 '새로운 시작'이 될 것같다"고 귀띔했다. 이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후를 바라보고 있다는 뜻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