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대약진] 자동차 업계 합종연횡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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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재계 10대 관전 포인트올해 완성차 업계의 합종연횡도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관전 포인트다. 이탈리아 피아트의 크라이슬러 인수와 독일 폭스바겐의 스즈키자동차 인수 발표를 계기로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빅뱅'이 가시화하고 있어서다. 경기침체의 파고를 넘지 못한 업체들이 경쟁력을 상실,대형 업체에 잇따라 흡수되는 양상이다.
짝짓기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유럽업체들이다. 경기침체에 따른 타격이 GM과 같은 미국업체만큼 크지 않았던 데다 비용절감에 주력한 덕분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은 스포츠카 업체인 포르쉐에 이어 소형차에 강점을 갖고 있는 스즈키까지 인수,스코다 아우디 벤틀리 등 전 라인업을 아우를 수 있게 됐다. 주요 자동차업체들을 잇달아 인수,엔진 등 핵심 부품을 공동 개발해 원가를 대폭 낮출 수 있게 됐다. 프랑스의 푸조시트로앵은 미쓰비시 자동차 지분 30~50%를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양사의 글로벌 생산량은 440만대 수준으로,현대 · 기아자동차와 맞먹는 '거대 동맹'이 탄생할 수도 있다. 푸조는 이미 미쓰비시와 전기차 분야에서 협력해 왔으며,러시아엔 합작 공장을 설립 중이다. 프랑스 1위 업체인 르노그룹은 닛산의 지분 44.4%를 갖고 있다. 중국 기업들도 미국 회사들이 갖고 있던 브랜드 인수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지리자동차는 포드 산하 볼보를,베이징자동차는 GM 산하 사브를 각각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업체들은 선진업체 인수를 통해 앞선 기술을 확보,세계 최대로 성장한 자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산이다.
독일 내 라이벌인 다임러와 BMW는 비핵심 부품을 공용화하고 플랫폼을 공유하기로 하는 등 인수합병(M&A) 외에도 다양한 합종연횡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1990년대 후반 대규모 합종연횡에 나섰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또다시 '연합작전'에 돌입한 것은 친환경차 및 신흥시장 비중이 커지는 등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서다. 단기에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지분 인수가 가장 빠르다는 설명이다. 반면 현대 · 기아차와 도요타 등은 기존 업체를 인수하는 대신 해외공장 증설과 마케팅 강화로 판매를 늘린다는 전략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