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대약진] 전우치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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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가 돼라·우리로 뭉쳐라·치밀한 세계화로…
경인년(庚寅年) 새해가 밝았다. 언제 어디서나 당당한 호랑이처럼 올 한해 국내 대기업들도 우렁찬 포효를 준비 중이다. 2010년은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실적을 올리고 잠재 성장력을 축적한 한국 기업들이 대약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굳히기'와 '넓히기'에 주력국내 대기업들은 기존 사업에서는 글로벌 경기 침체기를 거치면서 다진 경쟁우위를 공고히 하고,차세대 성장동력 마련을 위한 영토 확장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삼성은 내년 2월 이병철 창업주 탄생 100주년 기념일을 전후해 새로운 경영전략을 선포할 예정이다. 그룹 관계자는 "대도약을 위한 준비 작업을 서두를 방침"이라며 "IT(정보기술) 바이오 등 산업별 융 · 복합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신사업들도 조기에 가시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LG 역시 해외시장 공략을 통해 경쟁력 확충에 나설 방침이다. LG 관계자는 "내년 한 해 동안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전략 차별화 제품'을 집중적으로 선보일 방침"이라며 "위기 이후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강조했다.
현대 · 기아자동차는 올해 10년 무고장 품질 달성에 기반한 퀄리티 마케팅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려 북미 지역 등 해외 시장에서 'Best Buy Brand'(가장 사고 싶은 브랜드)로의 도약을 이뤄낼 계획이다. SK는 올해 사업 초점을 중국에 맞췄다. 중국을 발판으로 삼아 글로벌 기업으로의 변신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SK는 상반기 중 출범할 중국 통합법인 SK차이나의 초대 대표를 박영호 SK㈜로 선임,지지부진한 중국 사업에 힘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한화는 올 한해를 글로벌 성장엔진을 본격 가동하고 해외시장 개척을 가속화하는 '극기상진'(克己常進 · 자신을 이기고 항상 앞으로 나아간다)의 한해로 삼을 계획이다. 김승연 한화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오대양 육대주의 현장을 발로 뛰며 그룹의 중 · 장기 로드맵을 구체화시켜 나갈 사업 기회를 적극 모색하겠다"며 필요하다면 일년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내며 글로벌 영토 확장의 선봉장에 설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 먹거리 사업 본격화
올해는 각 기업들의 10년 뒤 미래를 담보할 신성장 사업 발굴과 육성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태양광 풍력 2차전지 등 전 세계적으로 시장이 급속히 커지고 있는 신 · 재생에너지 분야의 사업 선점을 위해 해외 경쟁사들보다 한발 앞서 대규모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작년 초에는 차세대 성장동력 육성을 위해 미래성장전략실을 신설,연료전지 태양광 풍력 등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부터 2018년까지 신 · 재생에너지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등 친환경 · 녹색산업에 7조원을 투자해 녹색성장 부문 매출을 총 매출의 10% 수준인 10조원 규모로 늘릴 방침이다. 신성장동력으로 풍력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현재 군산 군장국가산업단지 13만2000㎡(약 4만평)부지에 국내 최대규모의 풍력발전기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강원도 태백 등에 한국남부발전과 공동으로 국산 풍력발전단지를 조성 중이며,중국으로의 대규모 수출도 눈앞에 두고 있다.
STX그룹도 올해 태양광 등 녹색산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한다. 태양광 분야에서는 이미 가동 중인 구미 태양전지 생산 공장에 이어 300㎿ 규모의 태양광 발전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STX는 작년 7월 네덜란드 풍력발전기 제조업체인 STX윈드파워(옛 하라코산유럽)를 전격 인수하는 등 신사업 영역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GS그룹의 주력계열사인 GS칼텍스는 차세대 2차전지로 불리는 전기이중층커패시터(EDLC)용 탄소소재 사업에 진출한다. 이 회사는 오는 4월 EDLC용 탄소소재 공장을 준공하고 세계 최대 규모인 300t의 탄소소재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