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파워' 세상을 바꾼다…선진국 취업자의 절반 차지

'양육 병행 근무' 도입 늘어
"이제 여성들의 세상(woman's world)이 도래할 것이다. "

영국의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가 신년호에서 "지난 50년간 여성들의 경제적 파워가 눈에 띄게 커지는 혁명적 변화가 일어났다"며 "이에 따른 다양한 사회 변화에 대처하는 것이 기업과 정부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50년간 있었던 일 중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여성들이 힘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라며 "한때 남성에 종속됐던 여성들은 이제 그들의 경제적 운명을 스스로 통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철의 여인'으로 불렸던 대처 전 영국 총리나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사진),인드라 누이 펩시콜라 최고경영자(CEO)처럼 정계와 재계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여성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또 상당수 선진국에서 여성이 전체 노동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미국과 유럽에선 대학 학위의 60%가량을 여성이 취득하고 있는 상황이다.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은 국가도 적지 않다. 특히 과학기술의 발달로 여성의 가사 부담이 줄어들고 작업장 환경이 변하면서 여성이 남성에 비해 탁월한 업무수행 능력을 보이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 회원국에서 2000년 이후 생겨난 새 일자리 800만개 가운데 600만개를 여성이 차지했다. 미국에서도 경제위기 이후 실직자 4명 중 3명이 남성으로 나타나는 등 여성들의 직장 내 생존력이 뛰어난 것으로 입증됐다.

그러나 한계도 여전하다. 이탈리아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는 남성 고용률이 여성보다 20%포인트가량 높고 대부분의 국가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 임금이 낮다. 포천 500대 기업 중 단지 2%만이 여성 대표를 두고 있는 등 기업과 정치권에서 여성의 고위직 진출도 저조한 실정이다.

이처럼 여성의 경제활동이 한계를 보이는 이유로는 출산과 양육 문제가 꼽힌다. 이코노미스트는 "서구 국가들에선 막강해진 여성들로 인한 사회 변화에 대처하는 것이 큰 과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