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유통업 大전망] 홈쇼핑 "국내는 좁다…세계 안방 공략 박차"

中·인도 이어 동남아 진출 추진, 내수정체…올 1.4% 성장 전망
'쇼핑 애플' 등 모바일서도 승부

홈쇼핑업계는 지난해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신종플루와 불경기 등의 반사이익을 보며 짭짤한 매출을 올렸지만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 채널 신설과 채널 연번제 논란이 다시 불거져 노심초사해야 했다. 국내 홈쇼핑 시장은 3~4년째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는 올해 홈쇼핑 시장 규모를 지난해 대비 1.4% 성장한 4조원으로 예상했다. 홈쇼핑 업체들은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내수시장에서 벗어나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또 수익성이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신사업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숨가쁘게 달려온 한 해

1,2위 업체인 GS홈쇼핑과 CJ오쇼핑은 지난해 각각 브랜드명과 회사명을 바꿨다. 지난해 11월 GS홈쇼핑은 TV홈쇼핑과 인터넷쇼핑몰,쇼핑 카탈로그,T커머스 등에 달리 사용하던 브랜드를 하나로 통합한 통합 브랜드 'GS샵'을 론칭했다. 전문가들이 상품을 분석하는 '5인5색',실험 카메라로 상품을 조명하는 '어떻게(How)' 등 실험적인 프로그램도 선보였다. 이들 방송은 하루 3차례,주당 총 3시간 편성되지만 일반 방송의 3~4배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반응이 좋다.

CJ오쇼핑은 지난해 5월 '홈'자를 떼어버리고 세련된 쇼핑 채널로 거듭나기 위해 사명을 바꿨다. CJ오쇼핑은 한 해 동안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초고가 주얼리 명품,프랑스 디자이너 향수를 론칭하는 등 기존 홈쇼핑에서 하지 않았던 다양한 시도를 했다.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농수산홈쇼핑 역시 공격적인 마케팅과 다양한 상품 구성 등으로 시청자를 잡기 위해 분투했다. ◆더욱 고객의 관점에서

홈쇼핑 업체들은 내수시장이 성장 정체에 빠진 만큼 서비스를 차별화하고 T커머스,M커머스 등 신사업에 투자하는 등 자체 경쟁력을 향상시키겠다는 각오다.

GS샵은 '기본'에 충실하겠다는 전략이다. 상품 소싱 역량을 더욱 강화해 크로스 채널 판매에 주력할 예정이다. TV홈쇼핑,인터넷몰,카탈로그 등 채널별로 나눠져 있는 소싱 부문을 통합하며 글로벌 소싱 역량을 강화해 상품 수준을 업그레이드할 방침이다. 판매구조의 변화도 꾀해 전사적 관점에서 크로스 채널 판매를 확대해 채널 간 시너지를 높인다는 복안이다. 또 디지털 뉴미디어 신사업인 T커머스,M커머스 등에도 투자를 지속하기로 했다. 특히 스마트폰에 적합한 쇼핑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모바일 쇼핑 분야에서 선두에 오르겠다는 목표다. 현대홈쇼핑은 업계 1위를 목표로 공격적인 경영에 나선다. 올해를 '도전의 해'로 삼아 △홈쇼핑 매출 1위 △고객 만족도 1위 △협력사 만족도 1위를 목표로 삼았다. 사업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조직 역량을 강화하고 시스템을 개선해 중장기적인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회사의 방향을 고객의 가치(Value),흥미(Interest),편의(Convenience)로 설정하고 임직원 모두가 뛰겠다는 각오다.

◆해외로,해외로

홈쇼핑 업체들은 올해도 해외 시장 개척과 공략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GS샵과 CJ오쇼핑은 지난해 인도 시장에 깃발을 꽂았다. 인구 12억명이라는 높은 성장 잠재력을 지닌 인도 시장에 탄탄한 진입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CJ오쇼핑은 지난해 3월 인도 스타그룹과 합작해 '스타CJ'를 설립,하반기부터 1차 시험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방송을 통한 상품 소개,콜센터를 통한 상담 및 주문 접수와 배송 서비스까지 국내 홈쇼핑과 같은 형태로 운영한다. 올초에는 전용 채널을 통해 24시간 송출할 예정이다. CJ오쇼핑은 인도뿐 아니라 중국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진출도 추진 중이다.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올해 해외 취급액 1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S샵 역시 지난해 11월 인도의 미디어그룹 '네트워크18'과 투자계약을 맺고 인도 유일의 24시간 홈쇼핑 채널 'HomeShop18'의 공동 운영자로 인도에 진출했다. GS샵은 향후 중국 주요 도시와 아시아 신흥국가 등에도 적극 진출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롯데홈쇼핑은 올해 하반기께 일본 중국 베트남 중 한 국가에 진출할 계획이다. 신헌 롯데홈쇼핑 대표는 "이들 국가에는 롯데마트,롯데제과 등 그룹 계열사들이 진출해 있어 '롯데' 브랜드 이미지가 높기 때문에 환경이 좋은 편"이라며 "중국의 경우 최근 홈쇼핑 관련법이 개정돼 시장 진출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해외 진출 방법으로는 지분 참여 형식보다는 현지에 법인을 설립해 국내 홈쇼핑 산업의 선진화한 노하우를 해외에 전수할 계획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