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도약 2010 스토리文化 일구자…'신의 물방울' 남매작가 단독 인터뷰

"만화를 그리는 데 필요한 지식을 얻기 위해 세계 각국의 와인 산지들을 취재하고 한 달에 1300만원 상당의 와인을 사 마시기도 했습니다. "

와인 만화로 한국과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신의 물방울' 공동 저자인 기바야시 유코(47)와 기바야시 신(43) 남매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아기 다다시라는 필명으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남매는 "만화에 등장하는 와인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전 세계 웬만한 와인들은 모두 구입해 마셔봤다"며 "한국 대기업의 CEO(최고경영자)를 포함해 '오피니언 리더'들을 독자로 흡수할 수 있었던 것도 소재에 대한 전문성과 깊이있는 취재활동 덕분"이라고 나름대로 평가했다. '신의 물방울'은 2005년 국내에 처음 출간돼 지금까지 240만권이 팔려 나갔다. 직접 구매보다 대여가 많은 한국 만화시장에서 이례적인 판매 기록이다.

'소년 탐정 김전일'의 작가로도 알려져 있는 이들 남매는 "만화는 하나의 소재나 스토리로 다양한 장르의 문화상품을 만들어내는 '원 소스-멀티 유즈'의 성격을 갖고 있다"며 "만화 드라마 영화 콘텐츠 산업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할 경우 거대 스토리 기업도 배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신의 물방울'을 펴낸 고단샤의 경우 1년 매출이 1조6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큰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저자들은 그러나 "만화가 연령에 관계없이 폭넓은 독자층을 확보하고 해외에서도 먹힐 수 있는 힘을 가지려면 양질의 작품을 만들기 위한 만화가들의 노력이 중요하다"며 "우리 자신도 매일 링에 오르는 복싱선수처럼 만화를 그리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