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유통업 大전망] SSM, 프랜차이즈 모델 잇단 도입…성공여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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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상인 가맹점주로 흡수, 소형 점포 출점 경쟁도 치열
롯데 유통전략연구소에 따르면 슈퍼마켓 업계의 지난해 시장 규모는 22조4000억원으로 2008년에 비해 4.2% 신장했다. 이 중 대기업이 운영하는 슈퍼마켓인 기업형 슈퍼마켓(SSM · super super-market)은 4조300억원 규모로 15% 성장했고 업계 1,2위인 롯데슈퍼와 GS수퍼마켓은 1조원 매출을 달성했다. 전국에 SSM 점포 수는 670여개(2008년 494개)로 추산된다.
호황기에는 소비자들이 차를 끌고 대형마트에 가서 물건을 대량 구매했다면,지난해 불황기 동안 소비자들은 근처 슈퍼마켓에서 필요한 제품만 소량으로 구매하는 패턴을 보였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와 롯데슈퍼,GS수퍼마켓,탑마트,킴스클럽 외에도 신세계는 '이마트 에브리데이'를 오픈했다. 대구백화점과 대구 동아백화점도 각각 '디마켓'과 '더 프레시 마켓'을 열었다. 그랜드백화점도 연초 슈퍼마켓 진출을 선언했다. 지난해 하반기 SSM이 잇따라 문을 열자 중소상인과의 갈등이 빚어지면서 출점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일부 SSM은 마찰을 피하기 위해 신도시 상권이나 재개발 지역에 출점하고 기존 슈퍼마켓을 인수하는 방법으로 출점을 진행했다. 롯데 유통전략연구소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성장세가 저조할 것이라며 올해 성장률을 4.9%로 내다봤다.
◆유통산업발전법 변수
2010년 슈퍼마켓 업계의 화두는 유통산업발전법이다. 올 4월 개정안이 통과되면 슈퍼를 오픈할 때 절차가 기존 신고제에서 등록제로 바뀐다. 이에 따라 업계는 4월 이전에 매장을 많이 열 전망이어서 한동안 지역 중소상인들과의 마찰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현재 SSM 조정건수는 81건이다. 국회에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등 관련 법안 19건이 발의돼 심의 중이나,여야와 지식경제부의 입장 차이로 합의를 이루지 못한 상황이다.
중소기업계는 △전통상업보존구역을 지정하고 △전통상업보존구역으로부터 500~1000m에 대규모 점포 등록을 제한하며 △개설 등록에 필요한 기준을 강화하고 △조례에 의한 영업시간 및 의무 휴무일 지정 등을 포함한 '강해진 등록제'를 주장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상인 간 협상이 자체적으로 타결된 경우 합의 내용은 영업시간 단축,영업장 면적 확대 금지,전단지 배포 자제,무료 배달 서비스 제한,인력 현지 채용,판매상품의 현지 조달 확대,지역 내 봉사활동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랜차이즈 모델 개발
홈플러스는 업계 최초로 지역 소상인을 최우선적으로 가맹점주로 선정하는 프랜차이즈 모델을 도입했다. 현재 사업 조정 신청 건수는 52건으로 지역 내 중소상인을 가맹점주로 흡수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사업 모델은 전체적으로 편의점의 '위탁가맹' 방식과 비슷하다.
점포임차 보증금,권리금 등 점포 비용과 인테리어 공사비 등 시설비를 홈플러스가 부담하고 가맹점주는 가맹비,상품보증금,소모품 준비금 등 개점 준비금에 가맹보증금을 합쳐 약 2억원을 낸다. 계약 기간은 4년으로 가맹 · 상품 보증금은 계약이 끝나거나 폐업시 돌려받는다. 이익은 월간 순매출 총이익을 규모에 따라 점주가 42~46%를 가져갈 수 있다. 홈플러스는 연 5500만원의 최저 수익을 보장하고 있다. 최근 GS수퍼마켓도 가맹사업에 나섰다. 현재 정보공개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해 심사를 받고 있는 단계이며,정보공개서를 승인받는 대로 바로 가맹점주 모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사업 모델은 홈플러스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직영점에 비해 수익이 악화할 수도 있어 프랜차이즈 모델은 지켜봐야 성공 여부를 알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소형 점포 모델 경쟁
330㎡(100평) 이내의 소형 점포 모델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GS수퍼마켓이 가맹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소형 점포를 늘려 슈퍼마켓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GS수퍼마켓의 평균 매장 면적은 660~990㎡(200~300평) 규모로 점포비용(임대료)이 높아 가맹점으로 운영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아 가맹사업을 시작할 경우 330㎡ 이하의 소형 점포로 출점할 가능성이 높다. 롯데슈퍼도 가맹사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슈퍼는 소포장 · 신선규격 상품 등을 강화한 660㎡(200평) 이하의 마이슈퍼를 본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또한 슈퍼마켓과 편의점,균일가숍을 결합한 형태인 '마켓999'를 지난해 6월 선보였다. 편의점 2~3배 크기로 식품의 비중이 높고 상품 구색은 슈퍼마켓과 비슷하다. 가격은 990원,1990원,2990원으로 균일가숍의 형태를 띠고 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