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기업 다시 뛴다] 산업은행, 민영화로 '글로벌 CIB' 꿈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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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금융지주(민유성 회장)는 민영화와 글로벌 상업투자은행(CIB)으로의 도약을 올해 '경영 키워드'로 잡았다. 조직 안정성 강화와 인수 · 합병(M&A) 등을 통해 내실 강화와 외형 성장의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산은지주는 5가지 경영 전략 추진 과제를 설정했다. △민영화 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기반 확충 △CIB 핵심사업 역량 강화 △병행 성장전략을 통한 수신기반 확보 △아시아 중심의 해외사업 기반 확보 △정책금융 공조를 통한 경제안정화 등이다. 우선 민영화 체제 전환 기반 확충 과제로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운영체계 및 인프라 확충에 주력키로 했다. 수익관리시스템(RAPM · Risk Adjustment Profit Management) 도입과 그룹 리스크 관리 체계 및 시너지 기반 구축,조직문화 혁신 등이 주요 내용이다.
기업고객(CB)기반과 투자(IB)부문 및 자산관리 부문(AM)의 역량 결합을 통한 CIB 영업력 극대화 과제도 제시됐다. 성과보상 체계 개편 등을 통해 영업력 강화와 함께 핵심인력 확보에 주력하고 부문별 협업기반 조성에도 역점을 둘 방침이다.
산업은행의 취약점으로 지적되는 수신기반을 확보하는 노력도 지속된다. 제약 및 기회요인 등을 고려해 산은에 적합한 수신영업 모델을 수립하고 프라이빗 뱅킹(PB) 중심의 개인금융을 통한 수신기반 확대에 주력키로 했다. 아울러 정부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M&A 성장 전략을 병행 추진할 방침이다. 또 기존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신규 우량 고객 발굴에도 힘쓰기로 했다. 신상품 및 신규 업무 개발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해 시중은행과의 경쟁에도 본격 나선다는 전략이다. 영업 패러다임도 전면적으로 바꾼다. 수익 중심의 영업 정책을 강화하고 고객군별로 차별화된 영업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영업 관련 조직도 재편하는 한편 벤처투자 업무도 개선키로 했다. 효율적인 자산 관리와 수수료 업무 확대,순이자마진(NIM) 개선 등을 통해 수익경영을 확산시킨다는 구상이다. 성장기반 인프라 구축을 위해선 기업 구조조정과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여신 심사 및 사후 관리 업무를 개선키로 했다. 열린 인사 및 관리의 효율성도 높이는 한편 효율적인 재원 조달과 유동성 관리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해외진출 청사진도 마련했다. 아시아지역의 고성장에 따른 인프라 투자 등 사업 기회와 프로젝트 파이낸스(PF) 등 기존에 강점을 갖고 있는 업무를 결합해 해외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지 자금조달 체계 확대 등 해외자산 리스크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해외점포 관리 시스템도 개선키로 했다. 비교우위 분야의 해외 진출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정책금융공사(KoFC)와의 업무 공조를 통해 정책적 금융 지원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데도 각별한 신경을 쓰기로 했다. 특히 중소기업 육성,신성장동력산업 지원,사회기반시설 확충 및 금융시장 안정 등 정책 금융 부문에 대한 책임도 다하는 한편 금융위기 이후 경기회복 및 성장 잠재력 확충을 위한 시설투자 등 금융지원을 지속키로 했다. 산은금융 관계자는 "선제적 기업구조조정을 통한 국내경제의 불확실성 제거,정책금융공사와의 긴밀한 공조체제 구축 등 정책금융 역할도 수행해 나감으로써 정책금융 분야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은지주는 나아가 2020년까지 세계 20위권 이내의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도 마련했다. 민유성 회장은 이를 위해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지역에서 기반을 다진 뒤 유럽과 미주시장을 공략한다는 2단계 글로벌 전략을 세웠다. 민영화 계획도 철저히 준비한다. 민 회장은 "정부와 협의해 2011년에 산은지주를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하고 2012년에 해외 상장을 추진하겠다"며 "국내외 상장을 통해 법에서 제시한 부분보다 민영화를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