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뉴스] '이효리 애마' 닛산 '큐브' 언제 나올까?

늦은 밤 젊은이들이 모이는 서울 강남지역을 돌아다니다 보면 '박스' 모양의 특이한 자동차가 종종 눈에 띄곤 합니다. 닛산이 전세계 시장에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는 박스카 '큐브(Cube)'입니다.

가수 이효리 씨의 애마이자, MBC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이선균 씨가 타고 나오기도 해 유명해진 이 차는 현재 국내에는 정식으로 수입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30대 젊은 층, 특히 여성들에게 적잖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압구정 거리를 걷다 보면 하루에 몇 대 씩은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국내에서 돌아다니는 '큐브' 대다수는 일본 등지에서 가져온 중고차거나, ‘그레이 임포터(Grey Importer·병행수입업체)'를 통해 들어온 차량입니다. 때문에 운전대도 오른쪽에 있고, 사후처리(AS) 문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도 인기입니다. '트랜디'한 디자인과 넉넉한 적재공간이 젊은 층에게 어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이 처럼 인기 있는 모델이 왜 국내에서는 정식으로 수입되고 있지 않는 걸까요? 5일 닛산의 중형세단 '뉴 알티마' 출시 행사장에서 그렉 필립스 한국닛산 대표이사를 만나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필립스 대표이사는 "차는 오늘 당장에라도 들여올 수 있다"면서도 "다만 가격 책정을 어떻게 해야 할 지가 주된 고민"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본 닛산 본사와의 협상이 녹록치 않음을 짐작케 하는 답변입니다.필립스 대표이사는 "한국에서 큐브가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최대한 높은 가격 경쟁력을 갖춰 출시하고 싶으며, 아직 검토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잠시 다른 얘기지만, 한국닛산은 이날 국내 시장에 중형세단 '뉴 알티마'를 출시했습니다. 2.5ℓ 모델의 경우 3390만원으로, 기존모델보다 가격을 300만원이나 낮췄습니다. 경쟁모델인 도요타 '캠리'보다도 100만원 낮은 가격입니다.

필립스 대표이사는 뉴 알티마를 가리켜 "닛산이 한국 시장에서 대중 시장(massive market)을 겨냥해 선보이는 첫 번째 모델"이라며 "올 한 해 동안 2500대를 팔겠다"고 말했습니다. 가격 경쟁력을 크게 높인 이 차를 주축으로 닛산은 올해 한국 시장에서 총 4000대를 팔겠다고 공언한 상태입니다. 지난해보다 2배나 많은 숫자입니다.즉, 뉴 알티마는 닛산의 한국 시장 공략에 있어 첨병 역할을 해야 하는 사명을 가진 모델입니다. 기존에 고성능 스포츠카 'GT-R'과 '370Z' 등을 출시해 자동차 마니아들의 가슴을 뛰게 했지만 대중을 위한 모델은 아니었죠. 뉴 알티마가 잘 팔릴 경우 닛산은 더욱 다양한 라인업을 낮은 가격으로 선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때문에 한국닛산이 향후 다른 차종을 출시할 때 일본 본사와의 가격 협상에서 발언권을 높이려면 뉴 알티마의 성공이 선결과제입니다. '이 차를 싸게 출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는 선례를 갖고 협상에 임해야 다른 모델에도 저렴한 가격표를 붙일 수 있을 테니까요.

'큐브' 얘기로 돌아올까요. 한국닛산은 큐브의 국내 수입 시기를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회사 내부에서는 '한 시라도 빨리 가져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일반 시장을 겨냥할 정도로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선뜻 출시일정을 앞당기기 어려운 것으로 풀이됩니다.

큐브의 북미시장 판매가격은 1만5000~1만7000달러(약 1800만~2100만원) 사이입니다. 국내 중고차시장에서는 2만km 안팎을 주행한 2008년식 우핸들 차량이 2000만원대 초반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좌핸들 버전의 신형 큐브가 적정 가격대에서 국내에 출시될 경우 상당한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됩니다.아, 듣기로 이효리 씨는 최근 '큐브'를 팔고 닛산의 복고풍 소형차 '휘가로'를 타고 다닌다고 하는군요. 국내에 '큐브' 정식 모델이 수입되면 다시 차를 바꾸게 될까요?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블로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