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휘 우리은행장 "축소경영 벗어나 외형 7% 키울 것"

[은행장 새해 릴레이 인터뷰] ① 이종휘 우리은행장
이종휘 우리은행장(사진)은 금호산업 · 금호타이어 워크아웃으로 인한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에도 불구하고 우리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조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1조원 이상 순이익을 내는 것으로 목표를 잡았고 수년간 지속해온 '축소경영'에서 벗어나 7%가량의 외형 증대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비씨카드 지분은 당분간 매각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이 행장은 이날 서울 회현동 본점에서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금호 워크아웃이 은행 실적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우리은행의 수익력으로 충분히 감내할 만한 수준"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금융감독원 가이드라인대로 계산하면 금호그룹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2000억원대"라며 "그 정도를 쌓더라도 지난해 순이익은 1조원 가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그룹에 대한 우리은행의 익스포저는 총 2조5000억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1조원,대출 1조3000억원,풋백옵션 2000억원 등이다.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주채권은행이 달라 워크아웃 추진 과정에서 채권단 내에 불협화음이 생길 수 있다는 일부 우려에 대해서는 "똑같은 채권단이기 때문에 서로 100% 합의해서 갈 수 있을 것"이라며 "여기까지 오는 데 산업은행이 정말 애를 많이 썼다는 것을 모두가 인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좀 더 빨리 워크아웃 추진을 확정짓지 못한 점이라고 했다. 금호산업은 우리은행이,금호타이어는 산업은행이 각각 주채권은행을 맡고 있다.

지난해 감독당국의 지시에 따라 추진한 부실채권 감축노력은 목표 이상의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감독원 가이드라인은 1.7%대였던 부실채권 비율을 1.34%로 낮추라는 것이었는데 그 아래로 떨어뜨렸다"며 "은행의 미래성장을 위해 튼튼한 초석을 다졌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올해 경영전략과 관련해서는 "자산을 7%가량 늘리겠다"고 밝혀 공격적인 태도를 분명히 했다. 이 행장은 "작년과 재작년엔 위기극복에 초점을 맞추느라 긴축경영을 했지만 경기회복기인 올해는 적정 수준의 성장을 이뤄야 한다"고 했다. 적정 성장 없이 축소경영만 하다보면 조직원의 사기도 떨어지고 고객들도 이탈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었다. 은행장에 취임하자마자 제동을 걸었던 신용카드 확대정책도 올해부터 조심스럽게 재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점 및 직원 평가 항목에 신용카드 판매부문을 다시 집어 넣었다. 이 행장은 "카드업이라는 것이 위험성도 있지만 수익률이 높고 고객창출에 도움이 되는 핵심 상품이라는 점을 감안해 적정 수준에서 키워나가야 한다고 봤다"고 밝혔다.

보고펀드와 KT 등이 매입의사를 밝혀온 비씨카드 지분에 대해서는 "지금은 매각할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