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화단은 '虎虎虎~'…작품보며 氣 받아볼까

새해 화랑가에 호랑이를 주제로 한 그림 · 조각전이 줄을 잇고 있다.
서울 경운동 우림화랑의 '가가호호-호랑이 연가'전을 비롯해 민화 작가 남정예씨의 '호랑이'전,조각가 김성복씨의 '어흥,금나와라 뚝딱'전,세종로 국립민속박물관의 '변신,신화에서 생활로'전 등이 대표적이다.

예로부터 정초에는 사악한 기운을 막고 복을 기원하는 뜻에서 궁궐이나 대갓집 대문에 호랑이 그림을 많이 걸었다. 가족 · 친구 · 연인과 함께 전시장을 찾아 각양각색의 호랑이 작품을 감상하며 새해 소망을 빌고 새 기운을 받아보면 어떨까. 우림화랑은 오는 27일부터 한달간 '가가호호-호랑이 연가'전을 연다. 인기작가 이왈종을 비롯해 장순업 이두식 서용선씨등 현대미술작가 16명의 작품 39점과 전통회화속 호랑이 그림 11점이 전시된다. 특유의 호방한 필치로 그린 다양한 호랑이 그림 · 조각을 만날 수 있다.

국립민속박물관도 우리 민족의 정서와 문화 속에 살아 숨쉬는 호랑이를 주제로 한 '변신,신화에서 생활로'전을 기획했다. 전시장을 '산신으로 숭배된 호랑이''나쁜 것을 막아주는 호랑이''이야기와 그림에 깃든 호랑이''현대의 호랑이' 등 4개 색션으로 나눠 100여 점을 걸었다.

서울 도심 한복판의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 명품관 9층 에비뉴엘갤러리에서는 100마리의 다양한 호랑이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한국 화가 서공임씨의 '호랑이'전을 통해서다. 까치와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며 곰방대를 빠는 민화 속 호랑이를 비롯해 호랑이들의 얼굴만 클로즈업해 그린 '한국인의 얼굴'시리즈,서로를 응시하는 호랑이 가족화 등은 용맹스럽기보다는 해학이 넘쳐 친근감이 풍겨나온다. 조각가 김성복씨는 '어흥,금나와라 뚝딱'전을 서울 경운동 장은선 갤러리에서 열고 있다. 도깨비 방망이 모형의 꼬리가 달린 호랑이를 비롯해 오방색으로 몸을 치장한 호랑이,날개 달린 호랑이 등 재미있는 호랑이 조각을 내놓았다. 또 경기도 분당 성남문화재단은 오는 2월28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야외 광장에서 '호랑이 복주머니'전을 마련하고 호랑이와 관련된 역사와 설화를 예술로 승화시킨 설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미술평론가 정준모씨(국민대 교수)는 "호랑이는 예로부터 우리 민족과 매우 가까이 있었고 잡귀를 물리치는 역할을 했다고 해서 사람들은 호랑이 그림을 무척 좋아했다"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