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파버,엘 에리언 등 세계 투자고수들 "올해는 모험 말고 주머니 단단히 지켜야"

“2010년엔 섣부른 모험에 뛰어드는 대신 ‘내 주머니’부터 단단히 지켜야 한다.”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글로벌 시장불안이 아직 완전히 진정되지 않은 가운데 세계 투자고수들이 올해엔 ‘안전 제일’ 투자 전략을 갖고갈 것을 잇따라 강조하고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인 ‘닥터 둠’ 마크 파버와 모하메드 엘-에리언 핌코 최고경영자(CEO),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회장 등 3인이 추천하는 투자 대상과 방법을 소개했다.현재 월간 투자정보지 ‘글룸 붐 앤드 둠 리포트’을 펴내고 있는 파버는 “올해도 지난해처럼 자산시장 변동폭이 지나치게 클 경우 투자수익 보호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화두”라며 “신흥국 시장보다 안정성이 높은 미국·일본 증시와 올해 공급부족으로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곡물시장이 유망하다”고 주장했다.

엘-에리언 핌코 CEO는 위기 이후 다극화된 글로벌 경제체제에서 고수익을 얻기 위해선 개별 국가의 경제기초를 꼼꼼히 분석해 투자 대상을 차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지난 2년 동안 세계 경제가 함께 움직였다면 앞으로는 국가별로 경제성장의 속도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위기 이전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안주하지 말고 국가부채가 적은 나라들을 위주로 투자대상을 재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더블딥(이중 침체) 위험을 지속적으로 경고 중인 로치 회장은 증시 대신 채권시장에 더 주목할 것을 권했다.로치 회장은 “올해부터 3년간은 미국의 소비위축으로 세계 경제성장률이 2.5% 안팎에 그칠 것이며 출구전략 실패나 보호무역주의 득세 등 위협요인이 많다”고 전망했다.또 “수출 주도의 신흥국 증시가 크게 조정받을 것으로 우려된다”며 “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채권시장이 약세를 나타냈던 작년 하반기와는 정반대 흐름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