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도약! 2010] "미래의 인재들이여 인문학적 지식을 키워라"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 말라"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48)는 미래 인재의 요건으로 인문학적 지식과 감수성을 들었다. 대학가에 창의성 배양 대신 고시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은 국가 경쟁력 향상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학생들이 유독 고시에 매달리는 이유는."상대적으로 예측이 가능한,확실한 길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서다. "

▼한국사회의 발전을 고려할 때 고시의 문제점은 .

"고시는 누가 정리해 놓은 지식을 소비하고 요점하고 암기하는 것이다. 준비된 대답에 지식을 대량 소비하는 것이다. 여기에 창의성은 설 자리가 없다. 고지식하게 표준을 암기하고 거기에 맞춰 적용하면 되는 것이다. 실제 한국 공무원들은 어떤 과제가 생기면 연구원이나 대학에 용역부터 주고 본다. "▼그래도 정부 부문에 엘리트가 필요한 것 아닌가.

"과거 정부 역할이 비대했던 1950~1960년대는 능력이 출중한 엘리트 공무원들이 필요했다. 하지만 1980~1990년대 민간 부문이 성장하고 사회가 다원화하면서 정부 외에도 인재를 필요로 하는 곳들이 많아졌다. 이미 시대적 소명을 다한 고시에 인재들이 몰리는 것은 너무나 비효율적이다. "

▼인재상으로 창의성과 상상력을 들고 있는 이유는."표준화하기 어려운 지식 인문학 예술학 과학 등은 엄청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다. 오로지 자기학습만으로 습득이 가능하다. 그리고 뛰어난 스승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식객에 나오는 요리사들처럼 엄청난 경험을 압축하고 종합하는 사고가 필요하다. "

▼한국은 창의적 인재를 만들 수 있는 분위기인가.

"학생들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인재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은 사업이 망하면 빚보증에,패가망신까지 하는 게 현실이다. "▼기업들은 어떻게 인재를 찾아야 하나.

"마이클 스펜스의 시그널 게임을 떠올려보면 안다. 개성이나 능력과 무관하게 인재를 찾으려면 힘이 든다. 그래서 학력이나 성별 전공 등 자꾸 눈에 보이는 시그널에 집착하게 된다. 심지어 취업을 위해 성형수술까지 하는 세상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인재를 뽑으려면 충분한 시간과 안목과 비용을 들여야 한다. 얼마나 노력을 해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냈는지를 놓고 기업과 개인이 게임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가 대학입시에 도입한 입학사정관제도 이런 취지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교장 추천장을 칭찬 일색으로 도배하는 것은 제대로 된 시그널을 줄 수가 없다. "

공동기획 : 미래기획위원회·국가브랜드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