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책자금 지원 눈먼 돈 안되게 성과관리 중점 둬야

올해 중소기업에 지원되는 정책자금 규모는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줄어드는 반면 고용창출 기업에 대한 지원은 크게 늘어난다.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2010년도 중소기업 정책자금 운영계획을 어제 내놨다. 세부적으로는 자금을 녹색 · 신성장동력 분야와 지식서비스산업에 전략 배분하고 재무제표보다는 기술사업성 중심으로 기업평가 체계를 개편하기로 했다. 우리 경제가 회복기에 들어선 상황에 맞춰 정책자금의 운영기조를 성장잠재력 확충에 두고 고용창출 및 우수기술 보유기업을 집중 지원하겠다는 의미다.

중요한 것은 이 같은 정책자금 집행이 허투루 돈새는 곳이 없도록 효율적이고 엄정하게 관리됨으로써 성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중기는 말할 것도 없고 녹색산업지원 등 각종 정책자금이 마치 눈먼 돈처럼 인식되고 있는 게 현실이고 논란 또한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퍼주기식 지원에 기대려는 기업의 도덕적 해이와 비금융회사에 의한 정책자금 운용이 갖는 비효율성 등이 그것이다. 정부가 그동안 자금지원 여부에 대한 예비평가 등의 제도를 마련하고 성과 관리에 나름대로 힘써 온 것도 사실이지만, 기술력이 뛰어난 우량 중소기업마저 자금지원을 받기가 쉽지 않은 등 여전히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더구나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선 우리나라 고용의 90%,국내 생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기의 혁신 역량을 적극 활용하는 게 시급하다.

정부 당국이 정책자금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치밀하면서도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해 나가지 않으면 안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우선 이번에 내놓은 기술사업평가센터 설립계획을 차질없이 실행에 옮김으로써 기술력을 토대로 한 금융지원평가시스템부터 구축해야 할 것이다. 기술평가가 신뢰성을 잃는다면 또 다른 부실만 낳을 게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도개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책자금의 효율적인 집행 · 관리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지원규모와 목표를 세운 뒤 실적 달성을 위해 무리하게 지원해 놓고는 사후관리에 소홀했던 게 높은 사고율을 야기한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된 감사원 등의 감사결과를 다시한번 새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