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청사 지자체 '에너지 절감방안 마련'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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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조명 교체 등 고효율화 추진호화 청사를 지은 지방자치단체가 에너지절감 방안을 마련하느라 새해벽두부터 비상이 걸렸다. 2005년 이후에 신축된 15개 지자체 청사들의 에너지 사용량이 그 이전에 건립된 청사들에 비해 2.2배나 높게 나온 정부조사 결과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호화청사를 뜯어고쳐서라도 에너지 효율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부랴부랴 대책마련에 나선 것이다.
광역 및 기초 지자체 청사를 통틀어 에너지 사용량(3843toe,석유환산 t) 1위와 1인당 에너지 사용량 2위를 차지,에너지효율 성적표에서 사실상 꼴찌를 기록한 용인시는 5일 "주차장 LED조명 시설교체,복사열 차단용 유리창 필름 부착 등을 통해 올해 에너지 사용량을 10%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용인시청 관계자는 "신청사의 연면적이 구청사에 비해 7배 이상 넓어져 에너지 사용량이 크게 늘어난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2260toe였는데 정부 조사에 무슨 오류가 있는 것 같다"고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용인시는 2005년 1974억원을 들여 연면적 7만9572㎡ 규모의 행정타운을 조성,호화 청사 논란을 불러왔다.
1인당 에너지 사용량에서 수위를 기록한 전북도(1968kgoe · 석유환산 ㎏)도 "전등을 LED로 교체하고 권장 실내온도를 여름에는 1도 높이고 겨울에는 1도 낮춰 냉난방비를 줄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개청,정부 조사대상에서는 제외됐지만 화강석과 대리석으로 바닥과 벽면을 마감하고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는 등으로 초호화 청사(3222억원) 지적을 받은 성남시도 "청사 천장과 정면 부분에 태양집열판(유리셀)을 설치,전기를 생산하는 등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시스템을 건물설계에 반영했다"면서 "앞으로도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계속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의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지자체들마다 "신청사를 지으면서 이중창을 설치하고 단열재를 많이 사용했는데 옛 청사보다 에너지 효율이 낮게 나온 이번 평가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어 정부의 조사방법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원=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