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빅3'에 외국인·기관·개인 '3色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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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현대백화점 성장성 중시
기관은 롯데쇼핑으로 '갈아타기'
개인은 신세계…선호주는 엇갈려
유통주 '빅3'에 대한 선호가 외국인 · 기관 · 개인별로 판이하게 갈려 관심을 끌고 있다. 외국인은 장기 성장성을 중시해 현대백화점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반면 기관은 중국 유통업체 인수 등 향후 인수 · 합병(M&A)에 대한 기대로 롯데쇼핑을, 개인은 삼성생명 상장 수혜가 예상되는 신세계를 매수 타깃으로 삼고 있다.
올해는 환율 하락과 소득 증가로 유통주 전반의 수혜가 예상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어서 이처럼 엇갈린 행보가 어떻게 귀결될지 관심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과 기관 개인 간의 유통주 투자 패턴 차이는 지난달 15일부터 두드러지고 있다.
외국인은 이때부터 현재까지 현대백화점을 290억원가량 순매수한 대신 신세계와 롯데쇼핑은 대거 처분했다. 반면 기관은 신세계 보유물량을 털고 롯데쇼핑을 650억원어치 순매수하며 갈아타기에 나서고 있고,개인들은 신세계를 1026억원 정도 사들이며 제 갈 길을 가고 있다.
외국인들이 현대백화점에 주목하는 것은 중장기 성장성이 가장 돋보이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남옥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현대백화점은 현재 11개인 점포를 향후 5년간 17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라며 "이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 매출이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 불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기관들이 롯데쇼핑을 선호하는 것은 작년 10월 중국의 유통업체인 '타임스' 인수를 계기로 해외모멘텀을 중시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롯데쇼핑은 타임스를 적정 가격에 인수함으로써 대규모 해외투자에 대한 기관들의 우려를 불식시켰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을 전후,기관들이 포트폴리오에 담을 유통업 대표주를 신세계에서 롯데쇼핑으로 교체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외국인과 기관의 공통점은 대형마트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신세계를 팔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엇갈린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남 연구위원은 "신세계 이마트의 지난해 부진은 경기 상황이 어려워서라기보다는 소비자들의 소비행태가 구조적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구 구성원 수가 감소하면서 소비자들이 대형마트에 갈 이유가 갈수록 줄고 있어 이마트가 과거와 같은 '성장 스토리'를 지속하기 힘들 것이란 얘기다. 반면 박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이마트의 부진은 경기불황의 영향이 가장 컸다"며 "올해는 중산층의 소비가 살아나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신세계가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인들이 기관과 외국인들로부터 외면받은 신세계를 사들이는 것은 삼성생명 상장에 따른 수혜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남 연구위원은 "개인들은 삼성생명 상장이라는 모멘텀을 의식해 삼성생명 지분을 보유한 신세계를 매입하고 있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이날 신세계와 롯데쇼핑은 각각 0.39%,0.29% 상승한 반면 현대백화점은 2.31% 떨어져 이틀 연속 주가가 내렸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