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사흘새 1조 가까이 매수…코스피 1700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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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등 IT주 랠리에 자동차·조선株 반등
외국계, "환율하락·블루칩 실적 호조로 추가상승"
외국인이 새해 들어 사흘 새 주식을 1조원 가까이 순매수한 덕에 코스피지수가 105일 만에 1700선을 탈환했다.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붙고 있는 데다 원 · 달러 환율 하락으로 환차익까지 누릴 수 있어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러브콜'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1월 효과'에 대한 기대가 점차 현실화되면서 거래가 살아나는 등 증시 분위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외국인 IT주 집중 매수코스피지수는 6일 14.70포인트(0.87%) 오른 1705.32로 거래를 마치며 작년 9월23일(1711.47) 이후 처음으로 1700대로 올라섰다. 외국인이 이날 하루 동안에만 3517억원 을 순매수하며 1700선 돌파의 '일등공신'으로 떠올랐다.
외국인은 지난 4일 개장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모두 9907억원을 사들였다. 이 중 전기전자업종 매수 금액만 5742억원으로 절반이 훨씬 넘는다. 외국인이 이 기간에 2555억원이나 순매수한 삼성전자는 84만1000원으로 2.31% 급등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린 LG디스플레이도 0.85% 오른 4만1700원으로 마감,2008년 6월16일(4만1700원) 이후 1년6개월 만의 최고가를 나타냈다.
정보기술(IT)주를 중심으로 한 외국인의 매수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경덕 메릴린치증권 전무는 "글로벌 금리가 더 이상 하락하기 어려운 가운데 리스크를 감수하고 투자하겠다는 분위기가 강해 채권시장에서 증시로의 자금 이전도 기대할 만하다"면서 "이 경우 경기 회복 국면에서 상승 탄력이 큰 한국 등이 수혜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원 · 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지만 통상 원화 강세 국면에선 증시도 강해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세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안승원 UBS증권 전무는 "상반기 전략에 따른 포트폴리오 재정비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이른바 '1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일부 주식이나 이머징마켓에 관심이 있는 신규 자금의 유입도 관측되고 있다"고 전했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되는 한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모건스탠리증권 역시 주요 기업들의 4분기 실적이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수출과 내수가 균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한국 증시의 오름세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거래대금 이틀째 6조원대 '활기'지난달 폐장을 앞두고 4조5000억원 수준으로 줄었던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대금은 전날 6조8215억원으로 불어났고,이날도 6조원을 넘어섰다. 개인들이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 맡겨둔 증시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은 작년 말 11조7865억원에서 12조3109억원(5일 기준)으로 이틀 새 5000억원 넘게 불어났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1월 증시 강세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거래대금 증가와 함께 상장 주식들의 회전율도 상승 추세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이 증권사에 따르면 지난달 말 48%에 불과했던 코스피지수의 시가총액 회전율은 새해 들어 76%대로 높아졌다.
특히 대형IT주를 비롯한 블루칩(대형 우량주)의 강세 속에 중소형주 중심의 종목장세도 활발하게 전개되면서 주식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IT 관련 장비주 등 올해 성장이 기대되는 개별 종목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전반적으로 투자심리가 호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올해는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는 대형주 외에 정책테마 등 새로운 기회를 맞게 될 중소형주들의 수익률도 양호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개인 등 투자자들의 증시 참여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