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5.0, 눈길도 씽씽…내부는 고급세단 안부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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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로버의 대표 모델인 '레인지로버 5.0 슈퍼차저'를 시승한 날,눈이 많이 내렸다. 걱정이 앞섰다. 길이(전장)가 4972㎜에 달할 정도로 몸집이 컸기 때문이다.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불안이 싹 가셨다. 우선 원하는 대로 힘을 내는 5000cc V8 슈퍼차저 엔진이 마음에 들었다. 첨단 가솔린엔진이 최고출력 510마력과 최대토크 63.8㎏ · m의 괴력을 냈다. 최대토크는 2500~5500rpm의 실용적인 엔진 회전영역에서 발휘됐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불과 6.2초라는 게 랜드로버 측의 설명이다. 전고가 높고 사각형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스포츠카 수준의 민첩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레인지로버가 눈길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전한 이유는 랜드로버만의 오프로드 특허 기술인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 덕분이다. 센터 콘솔에 부착돼 있는 다이얼을 돌려 다섯 가지 지형 중 하나를 선택하면 차량 높이나 엔진 토크의 반응 등을 자동으로 제어해준다. '눈길 모드'로 맞춰놓으니,바퀴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잡아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현재 어떤 모드로 주행하는지 계기판에 표시해줬다.
기본적으로 4륜 구동형이란 점과 고성능 브렘보 브레이크를 장착했다는 점도 레인지로버가 겨울철 주행에 적격인 또 다른 이유다. 브렘보 제동장치엔 경량 알루미늄 6-피스톤 캘리퍼를 탑재했다.
레인지로버는 외양에만 신경쓰지 않았다. 내부는 여느 고급 세단 못지 않다. 최고급 유러피언 가죽 트림과 천연원목 마감재를 적용했다. 계기판은 메르세데스벤츠처럼 디지털 방식으로 표현됐다. 계기판 내 각종 눈금 바늘이 실제 바늘이 아니다. 가운데 스크린은 '듀얼 뷰' 형태다. 운전석과 보조석 탑승자가 서로 다른 영상을 동시에 볼 수 있다. 터치스크린 방식이어서 더욱 편리하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