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신임 재무상에 간 나오토…후지이, 건강 문제로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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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와 간사장과 갈등설도건강상의 이유로 최근 사임을 표명한 일본의 후지이 히로히사 재무상(77) 후임에 간 나오토 부총리 겸 국가전략담당상(62)이 내정됐다.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는 6일 저녁 기자들에게 "후지이 재무상의 사의를 받아들여 후임 재무상에 간 부총리를 임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간 부총리가 재무상을 맡으면 국가전략담당상은 센고쿠 요시토 행정쇄신상이 겸직할 예정이다. 간 신임 재무상은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하토야마 총리에게는 민주당 창당을 함께 한 동지이자 라이벌이다. 그는 민주당 대표를 두 차례 역임한 데다 계파의원도 40명 안팎에 달한다. 내각 내 거의 유일한 경제전문가이자 강력한 후원자였던 후지이 재무상이 중도하차함에 따라 하토야마 총리는 내각 운영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특히 올해 예산을 본격적으로 심의하는 정기 의회가 18일로 임박한 상황에서 재무상이 바뀌어 예산 심의 작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후지이 재무상의 퇴진은 향후 예산 조달과 재정,세제운용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편 후지이 재무상이 사퇴를 결심한 데는 건강 외에도 여당인 민주당 최고실력자 오자와 이치로 간사장과의 갈등이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올 정부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오자와 간사장이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후지이 재무상의 사퇴를 재촉했다는 설명이다.
2010회계연도(2010년 4월~2011년 3월) 예산안 편성과정에서 후지이 재무상과 오자와 간사장은 번번이 부딪쳤다. 대표적인 게 올 회계연도 국채 발행액 한도를 둘러싼 논쟁이다. 후지이 재무상은 재정안정을 위해 국채 발행은 44조엔 선에서 묶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선거를 중시하는 오자와 간사장은 국채를 44조엔 이상 발행하더라도 공약 사업은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 사이는 그렇지 않아도 껄끄러웠다. 후지이 재무상은 오랜기간 오자와 간사장과 정치적 동반자였으나 작년 봄 니시마쓰건설로부터 오자와 당시 당 대표의 비서가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문제로 기소됐을 때 오자와에게 사퇴를 요구하면서 서로 등을 돌렸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