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노조 "복지보다 新車 성공이 더 중요해"

NYT, 확바뀐 노사관계 소개
"敵은 경영진 아닌 외국 경쟁사"
강성 노동운동의 상징이었던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노조가 확 바뀌었다. 사사건건 경영진과 각을 세우며 복지 혜택 확대와 근로 조건 개선을 집요하게 요구하던 행태는 옛말이 됐으며 이젠 고용주와 손을 잡고 회사 경쟁력을 걱정하는 동반자로 변신했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 극렬 노동현장으로 꼽혔던 GM의 오하이오주 로즈타운 공장의 바뀐 노사 분위기를 보도했다. 1970년대 '시보레 베가' 등을 생산하던 이 공장은 회사 발목을 잡으며 노조지도부조차 용인하지 않는 비공인 파업 등을 일삼았다. 노사 간 반목으로 품질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탓에 신차에 결함이 적지 않을 정도였다. 1972년에는 22일 동안 파업을 벌여 회사 측에 1억5000만달러의 손실을 끼쳤다. 하지만 요즘 이 공장은 소형차 '시보레 크루즈' 생산 채비를 하고 있다. 이 차는 GM에 꼭 필요한 모델이다. 경쟁사보다 더 좋은 차를 만들어야 한다는 근로자들의 소명의식도 확연하다. 벤 스트리크랜드 노조지회(UAW 지회 1112) 의장은 "우리는 한때 길가의 나쁜 개처럼 행동했고 건방지고 오만했다"며 "걱정해야 할 노조원이 3000명에 달하는 만큼 이제는 겸손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작년 5월 파산보호 신청이 임박했을 때는 회사 측이 제시한 수억달러의 인건비 등 경비절감 방안에 로즈타운 지회 노동자의 84%가 찬성했다. 지난해 지회에 제소된 불만건수는 노사관계가 최악이었을 때보다 90%가량 감소했다. 로즈타운 지회 간부인 짐 그램씨는 "경영진이나 노조가 서로 적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며 "진짜 적은 외국과의 경쟁"이라고 밝혔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