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전히 신인 좋은 글 쓰려 노력"

박민규씨 '아침…'으로 이상문학상
소설가 박민규씨(42)가 단편소설 <아침의 문>으로 제34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이상문학상 심사위원회는 7일 "<아침의 문>이 시도하고 있는 파격적인 기법이 소설적 소재의 과격성과 극적으로 조화를 이루면서 특이한 서사적 미학을 가능하게 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심사위원을 맡은 권영민 서울대 교수는 "일상을 뛰어넘는 충격적인 소재를 발굴하고 새로운 서사 미학을 확립해가는 박씨의 작업이 마땅히 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뭐라도 된 듯한 느낌'이라 상을 많이 받는 게 좋은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감사히 받기로 했다"고 이색적인 소감을 밝혔다. 그는 "나는 여전히 신인이고 많은 글을 쓰지 못했다"면서 "계속 글을 쓰겠다"고 덧붙였다.

수상작 <아침의 문>은 자살을 시도하던 남자와 몰래 낳은 아기를 죽이려 했던 미혼모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박씨는 "소설 속 사람들은 모두 '답이 안나오는' 상황에 처한 인물들"이라며 "힘들어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2003년 등단 후 장편소설 《지구영웅전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와 소설집 《카스테라》 등을 발표하며 그만의 감성과 눈길을 끄는 소재로 독자들에게 사랑받아왔다. 사회에서 소외된 소수자들의 감수성을 호소력 있게 드러내는 작가로도 꼽힌다. 문학동네 신인작가상,한겨레문학상,이효석문학상,황순원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그는 올해 소설집 2권 출간을 계획하고 있으며,매스게임과 포르노그래피를 소재로 한 장편소설 2편을 쓰고 있다. 이상문학상 시상식은 11월로 예정돼 있으며,대상 상금은 3500만원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