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외면당하는 '층간소음' 해법

지난해 본지 12월15일자 A23면 '새 아파트 층간소음이 30년 된 집보다 심한 까닭은…'이라는 제목의 뉴스카페 기사가 나간 이후 한 달 가까이 되도록 층간소음과 관련해 독자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당시 기사는 예전 건축방식에 쓰였던 '콩자갈(컬러스톤)' 대신 '기포 콘크리트'라는 새 건축공법이 보편화되면서 오히려 층간소음이 더 심해졌다는 것.

기사를 읽은 독자 반응은 여러가지다. 서울 옥수동 A재건축조합의 한 간부는 기자에게 "현재 시공사와 분양가를 협상 중"이라며 "건축비를 더 들여서라도 층간소음을 줄이는 건축공법을 알고 싶다"고 물어왔다. 그는 "조합원들이 다른 어떤 문제보다도 층간소음을 중요한 문제로 생각하고 있다"며 "하지만 정작 시공사들은 눈에 보이는 커뮤니티 시설이나 조경에만 신경을 쓴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독자는 직접 층간소음을 줄이는 건축공법을 개발한 B업체 대표다. 이 독자는 "몇 년간 공들여 층간소음을 줄이면서 보온을 유지할 수 있는 온돌방식의 건축공법을 개발했지만 건설사와 정부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며 "일반공사보다 공사비가 더 많이 들기 때문"이라고 호소했다. 실제 층간소음을 줄이는 특수 건축자재를 사용하면 3.3㎡당 7만원 정도 공사비가 늘어난다. 그는 "재건축 평균공사비가 3.3㎡당 200만~400만원인 것을 감안할 때 큰 부담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공사 입장에선 굳이 하지 않아도 될 공사를 할 이유가 없다. 현재 건축법상 층간소음은 1단계(조용)에서 4단계(시끄러움)로 나뉘어져 있지만,4등급만 받아도 건축심의를 통과할 수 있기 때문.시공사 측에선 1단계와 4단계의 층간소음 차이는 엄청나지만 일부러 1단계를 받을 필요가 없는 셈이다.

그래서 시공사별로 층간소음 차이가 크다. 서울 잠실의 한 재건축단지에 산다는 C독자는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도 동별로 다르다"며 "D시공사가 지은 동에 사는 주민들은 대부분이 층간소음을 호소하며 이사를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집에서 편하게 쉬는 데 윗집의 '쿵쿵'소리만큼 짜증나게 하는 것도 없다. 정부가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시공사도 입주민을 위해 세심하게 배려해야 한다는 게 소비자들의 요구다.

성선화 건설부동산부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