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갤러리] 정진규 '별'

별들의 바탕은 어둠이 마땅하다

대낮에는 보이지 않는다지금 대낮인 사람들은

별들이 보이지 않는다

지금 어둠인 사람들에게만별들이 보인다

지금 어둠인 사람들만

별들을 낳을 수 있다지금 대낮인 사람들은 어둡다

-정진규 '별' 전문

서울에선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일까 말까입니다. 휘황찬란한 네온사인과 눈을 괴롭히는 나쁜 공기 탓이죠. 그렇지만 웬걸요. 자동차로 1시간만 달려나가면 딴 세상이 열립니다. 별천지 세상! 밝은데선 결코 밝은 게 보이지 않는다는 걸 깨우치는 게 배움입니다. 지금 어둠인 당신에게만 별을 볼 기회가 주어진다는 시인의 혜안이 빛납니다. 당장 눈 앞이 깜깜하다고 두려워하지 말고, 별을 딸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면 입가에 미소가 만들어질 겁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남궁 덕 문화부장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