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재정 "산업안전교육, 비수기로 옮기겠다"

새벽 인력시장 방문

"일용직 근로자들 상당수가 신용불량 상태여서 통장을 갖고 싶어도 가질 수가 없다"
"산업안전교육을 성수기에 실시하면 누가 받으러 가겠느냐.동절기로 옮겨달라."

7일 새벽 5시20분.경기도 성남시 중동의 한 직업소개소에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일용직 근로자들이 마주 앉았다. 이 자리는 윤 장관이 올해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만큼 취업 최전선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자리에 모인 70여명의 일용직 근로자들은 윤 장관한테 하소연이 담긴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경비 일자리를 찾아다니고 있다는 윤진한씨(51)는 "7개월째 제대로 된 직장을 못 구하고 있는데 경제가 나아졌다고 하니 어찌된 일인지 의아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한 구직자는 "아이가 아픈데도 기초생활수급자인 부모가 치료비를 낼 수 없을 거라는 짐작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거절했다"며 아픈 마음을 드러냈고,다른 이는 "일자리가 생기는 곳보다 없어지는 곳이 더 많다"며 "일당도 10년 전과 비교해 변한 것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정부의 피부에 와닿는 고용정책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시연 전국고용서비스협회장은 "신용불량 상태가 많은 일용직 근로자들의 경우 은행 압류로 통장을 갖고 싶어도 가질 수가 없어 영원히 신용불량자를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당 1만5000원만 받는 건설안전 · 기능교육이 성수기에 실시돼 한창 일해야 할 사람들을 곤란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윤 장관은 즉석에서 "일용직 근로자의 통장 문제는 곧바로 검토해보겠다"며 "교육도 일자리가 없는 동절기인 1~2월에 실시하도록 시기를 바꾸겠다"고 답했다.

윤 장관은 또 박 회장이 희망근로,직업소개소 인식전환 필요성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놓자 실무진에 "오는 14일 국가고용전략회의가 있는데 이 분을 반드시 모셔 대통령 앞에서 생생한 현장 얘기를 들려주도록 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날 방문에는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성남시에 지역구를 둔 한나라당 신상진,신영수 의원 등이 동행했다.

성남=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