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세종시 투트랙으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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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당론 정해도 반대"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7일 정부의 세종시법 수정에 거듭 반대입장을 분명히 한 가운데 박 전 대표의 핵심 측근인 홍사덕 의원이 중재안을 제시해 주목된다. 박 전 대표의 입장 고수 속에 친박 진영이 협상에 나서는 이른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홍사덕, 수정안 절충 시사
박 전 대표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재경 대구경북인 신년 교례회에 참석해 정부의 세종시법 수정 방침에 대해 "저는 원안이 배제된 안은 반대한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 전 대표는 당내에서 제기되는 세종시법 처리연기론에 대해 "그것은 당론을 만들겠다는 것인데 엄밀히 말하면 그건 당론을 뒤집는 것"이라며 "당론을 만들어도 나는 반대한다"고 못박았다. 이어 "어떤 경우에도 신뢰가 기본이 돼야 화합도 되는 거 아니겠느냐"며 정면돌파 입장을 시사했다. 세종시 문제와 관련한 정부 측 인사들과의 접촉 여부에 대해서는 "제 입장이 분명하다"고 단호히 말하는 등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친박 내부에서는 '출구전략'에 대해 고민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6선의 홍사덕 의원은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이 행정부처 이전 전면 백지화를 전제로 작성된다면 국회에서 바로 부결 처리될 것"이라며 5~6개 행정기관과 적절한 수의 처 · 청을 옮기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유일한 해결방안은 정부 수정안이 타협적인 중용의 묘를 살리는 내용이 돼야 한다"며 "협상을 한다면 (박 전 대표가 아닌) 우리가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해 절충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다른 친박 의원도 "정부 수정안에 여론이 움직이면 친박계도 세종시 문제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정부 부처 두 개 정도가 세종시에 가는 선에서 타협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구동회/김유미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