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인사이드] 농구는 한방 싸움?…SK, 버저비터에 세 번 울다

'한방에 웃고 운다. '최근 열기가 달아오른 국내 프로농구(KBL)와 미국 프로농구(NBA)에서 '버저비터(buzzer beater)'가 승부 재미를 더하고 있다. 이긴 팀은 쾌감을 만끽하지만 진 팀은 하소연 할 데 없이 냉가슴만 앓는 극단의 한방이 바로 버저비터다.

팀 창단 이후 최다인 12연패 수렁에 빠졌던 서울SK는 이번 시즌 결정적인 버저비터를 세 번이나 얻어 맞아 팀 사기가 더욱 위축됐다. 시즌 초반인 지난해 10월 27일에는 테렌스 레더(삼성),11월22일에는 종료 2초 전 겨우 역전을 하고도 아이반 존슨(KCC)에게 통한의 버저비터를 허용해 석패했다. NBA에서는 코비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가 버저비터를 잇달아 꽂아 넣으며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일 LA 레이커스는 새크라멘토 킹스전에서 106-108로 뒤지고 있었지만 경기 종료 직전 브라이언트가 쏘아올린 3점짜리 버저비터가 성공하면서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냈다.

버저비터는 보통 농구경기에서 한 쿼터 또는 경기 종료를 알리는 버저 소리와 함께 성공한 슛을 뜻한다. 공격 제한시간(24초)이 끝나는 동시에 성공한 슛도 버저비터라 부른다. 버저가 울리는 순간 볼이 슛하는 선수의 손을 떠나 있어야 유효한 슛으로 인정된다. 순식간에 일어나는 일이라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심판의 눈이 아무리 좋아도 판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KBL이 2007년 플레이오프전부터 매 쿼터가 끝날 때와 종료 때 버저비터 성공 여부를 3심 합의하에 비디오로 판독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이 때문이다. NBA에서는 2002년부터 비디오 판독제를 실시하고 있다. 작년 11월 시카고 불스의 브래드 밀러가 날린 버저비터가 링을 통과해 덴버 너기츠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는 듯했지만,비디오 판독 결과 밀러의 손에서 공이 떠나기 직전 종료 버저가 울린 것으로 나타나 시카고 팬들이 허탈해하기도 했다.

핸드볼에서도 버저비터가 있다. 버저 순간 공이 골라인을 넘어가야 한다는 점이 농구와 다르다. 최근 한국 여자핸드볼팀에는 버저비터가 '악몽'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노르웨이와의 준결승에서는 노르웨이에 버저비터를 허용했고,작년 세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 1차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스페인전에서는 버저 소리 전에 상대 골망을 흔들었지만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아 1점차로 석패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