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거래대금 10조‥증권株 '신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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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현대證 등 동반 강세…예탁금 두달만에 13조증권주들이 증시 거래대금 급증에 힘입어 신바람을 내고 있다. 증시가 지난달 '연말 랠리'에 이어 새해에도 정보기술(IT) 주도로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거래대금이 하루 평균 10조원 안팎으로 크게 늘어 증권사들의 실적이 좋아질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도 올 들어 개인의 선호주였던 주요 증권주를 이례적으로 적극 사들여 이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외국인 · 기관 순매수 눈길
8일 증시는 외국인들이 600억원 넘게 주식을 사들인 데다 개인이 오후들어 '사자'에 가세하면서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피지수는 11.81포인트(0.70%) 오른 1695.26으로 거래를 마쳐 1700포인트 재진입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특히 증권주는 반등장에서 돋보이는 오름세를 보였다. 한화증권은 7.10% 급등한 9930원으로 마감했고 대우증권도 5.84% 뛰어 2만2650원까지 올랐다. 현대증권(4.84%) NH투자증권(4.78%) SK증권(4.76%) 등도 4% 이상 올랐다.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도 6.70% 급등했다. 이에 따라 증권업종 지수는 전 업종에서 가장 높은 3.62%의 상승률을 보였다.
외국인은 지난달 말부터 이날까지 12거래일 연속 증권주를 순매수하며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쏟아부었다. 기관도 올 들어 증권주에 6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했다.
증권주의 강세는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거래대금 증가가 주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친 거래대금은 작년 11월 하루 평균 5조원대에서 12월 6조원대로 상승한 후 올 들어선 10조원 수준으로 급증했다. 전날인 7일엔 증시가 조정을 받았음에도 거래대금은 11조1516억원에 달해 코스피지수가 연중 고점을 향해 달려가던 작년 9월18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거래대금도 9조9477억원으로 집계됐다.
박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권사들은 대부분 수익의 60% 이상이 거래대금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거래대금 증가는 곧바로 증권사들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다"며 "거래대금이 10조원이면 대우나 현대와 같은 대형 증권사들은 하루에 30억원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같은 금융업종 내에서도 금호그룹 리스크를 안고 있는 은행주나 올해 생보사 상장으로 수급이 우려되는 보험주들에 비해 리스크가 작아 외국인이나 기관의 매수세도 꾸준하게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가장 큰 상승세를 보인 한화증권은 인수 · 합병(M&A) 기대가 상승폭 확대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 증권사는 푸르덴셜투자증권 인수를 놓고 KB금융지주와 2파전을 벌이고 있다. 박은준 신영증권 연구원은 "KB금융지주가 회장 선정 문제 등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이어서 한화증권의 인수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며 "인수에 성공하면 자기자본이 1조원을 웃돌고 지점수도 120개 이상 확보하는 등 업계 10위권으로 진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준금리 동결로 환율안정 기대
기준금리 동결 소식도 투자심리 안정에 기여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동결로 향후 금리 인상 시점을 올 1분기 이후로 예측하는 시장 참가자들이 많아졌다"며 "이날 발표하는 미국의 12월 고용지표도 전달보다 나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 투자자들의 심리가 안정되고 있다"고 전했다.
금리 동결은 금리차를 노린 외화 자금 유입을 줄여 원화 강세를 진정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중제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원 · 달러 환율 하락이 지속되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하락의 속도"라며 "금리 동결로 정부의 환율 유지 노력이 확인된 만큼 달러당 1100원대까지 떨어진다 해도 천천히만 간다면 주가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식매수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도 늘어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7일 기준 고객예탁금은 전날보다 4038억원 증가한 13조1048억원으로 집계됐다. 고객예탁금이 13조원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10월30일 13조1437억원 이후 두 달여 만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