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 망친 JAL, 기업인에 'S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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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정부, 법정관리 통해 회생 결정일본 정부가 세계적 전자부품업체인 교세라의 이나모리 가즈오 명예회장(77)에게 파산 위기를 맞은 일본항공(JAL)의 최고경영자(CEO) 직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0일 보도했다.
교세라 명예회장에 CEO 요청
일본 정부는 JAL을 법정관리를 통해 회생시키기로 방침을 정했다. 니시마쓰 하루카 사장 등 현 경영진은 부실경영 책임을 물어 대부분 퇴진시킬 계획이다. 법정관리 신청은 오는 19일께 이뤄질 전망이다. 일본 정부가 이나모리 명예회장을 JAL의 '구원투수'로 지명한 것은 교세라를 창업해 세계적 기업으로 키운 경영 수완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또 이나모리 회장이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간사장 등 정권 실세와 친분이 두텁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나모리 명예회장은 아직 JAL의 사장 직을 수락할지에 대한 최종 확답을 하지 않은 상태다.
JAL은 자민당 정부 시절 낙하산 인사와 취항노선 간여 등 공기업적 경영 행태로 적자가 누적돼 파산 위기에 몰렸다. 공무원이 망친 JAL을 회생시키기 위해선 민간 경영전문가를 투입해 철저한 경영 혁신을 해야 한다는 게 민주당 정부의 판단이다. 일본 정부는 JAL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채권은행에 3500억엔(약 4조3700억원)의 대출 탕감을 요청하고,회사채와 연금채권 삭감을 요구할 방침이다.
또 부실기업 지원기관인 기업재생기구를 통해 4000억~6000억엔의 대출한도를 설정하고 은행권에도 5000억엔 규모의 협조융자를 요청할 예정이다. 기업재생기구는 충분한 공적자금 지원과 빚 탕감,출자전환,인력 구조조정,적자 노선 폐지 등을 통해 JAL을 3년 안에 정상화한다는 구상이다.
한편 일본 정부는 현재 JAL이 진행 중인 미국 델타항공 아메리칸항공 등과의 10억달러 안팎 자본제휴 협상과 관련,사업에 한해 제휴를 추진하되 출자는 받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법정관리하에서 외국 기업으로부터 출자를 받을 경우 경영정상화 계획과 지분관계가 복잡해질 수 있어서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