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카페] '3% 對 90%'…백화점 막걸리 딜레마

"수익성보다는 상품 구색을 맞추는 것으로 봐야죠."

백화점들이 막걸리 딜레마에 빠졌다. 마진이 적고 공간을 차지하는 데다 유통기한도 짧아 관리가 까다로운 탓이다. 막걸리 열풍으로 롯데 · 현대 · 신세계 등 백화점 3사도 경쟁적으로 판매에 나섰지만 실속이 없다는 반응이다. 백화점 3사의 전체 주류 매출에서 와인이 90%를 차지하는 반면 막걸리는 3% 미만에 불과하다. 막걸리가 인기에 비해 매출이 미미한 것은 가격이 싸고 품목수(50~70종)도 와인보다 적기 때문.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참살이탁주''산성마을 막걸리''고양 배다리막걸리' 등은 병당 2200~2300원 정도.한 막걸리업체 관계자는 "출고가가 800~1000원 선인데 여기에 유통비,인건비,매장유지비까지 합치면 백화점들이 2000원 남짓한 가격에 팔아선 남는 게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기한도 골칫거리다. 고객이 많이 찾는 생막걸리는 유통기한이 6~10일에 불과해 재고 관리에 소홀하다간 손해보기 십상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막걸리 구매 고객들이 홍어 등 고가 안주를 사는 경우가 드물어 연관 구매력도 낮다"며 "다만 가격이 싸 충동적으로 사가거나 일본 관광객들이 찾아 제품 소진율은 높다"고 말했다.

백화점들이 막걸리를 파는 가장 큰 이유는 고객들이 요구하기 때문.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고객들이 나들이 갔다가 맛본 지방 막걸리를 매장에서 찾는 경우가 많다"며 "이 때문에 주류 바이어는 매주 3~4개 생산지를 찾아다닌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백화점들은 막걸리를 계속 팔고 제품군도 확대할 계획이다. 단,프리미엄급 고가 막걸리를 팔아 이윤을 내겠다는 전략이다. 현대백화점은 현재 50여종의 막걸리를 연말까지 150여종으로 늘린다. 롯데백화점도 오는 4~5월 본점에 이어 강남점,영등포점,인천점에 16.5㎡(5평) 규모의 막걸리 전문매장을 연다. 관계자는 "오는 29일부터 파는 막걸리 선물세트는 대부분 병당 1만원 이상이고 가장 비싼 '국순당 이화주'는 한 병에 8만원"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