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제품 이름에 아이스크림만 넣으면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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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휴대폰·외장하드·넷북LG전자가 제품 이름에 '아이스크림'이란 말을 붙인 다양한 IT(정보기술) 기기들이 젊은 소비자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아이스크림이란 제품명이 주는 귀엽고 깜찍한 이미지가 주로 10~30대 여성 고객층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회사 측은 분석했다.
10~30대 여성고객층에 좋은 반응
최근 LG전자의 '아이스크림 열풍'을 이어가고 있는 제품은 외장하드다. 지난해 11월 중순 선보인 '아이스크림 외장하드(XD5 미니 · 사진)'는 출시 2개월이 채 되기도 전에 판매량 8000~9000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LG전자 외장하드 제품 중 가장 빠른 판매 속도를 보이고 있다"며 "파스텔 색상 등으로 젊은 소비자들을 공략한 게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아이스크림 외장하드는 320기가바이트(GB),500GB 등 두 종이 있으며 얇은 두께의 본체에 곡선형 디자인으로 외관을 살린 게 특징이다.
검정 흰색 등의 바탕에 각각 빨강과 분홍 띠로 포인트를 살려 고급스러운 느낌도 준다. 제품 상태를 알려주는 LED를 내장하는 등 사용 편의성도 높였다. 가격은 320GB 모델이 10만원대,500GB 모델은 14만원대다. LG전자 아이스크림 시리즈의 원조는 휴대폰이다. 여성층을 겨냥해 내놓은 폴더형 휴대폰 '아이스크림폰2'는 2008년 12월 출시된 뒤 국내에서만 80만대 이상 팔리는 돌풍을 일으켰다. 전작 '아이스크림폰'(국내 판매량 30만대)까지 합하면 총 110만대 이상 팔려나갔다.
회사 측은 "아이스크림폰1,2의 전체 구매자 가운데 70% 이상이 여성"이라며 "아이스크림이란 제품명과 깜찍한 LED(발광다이오드) 조명 등이 잘 어울리는 휴대폰"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3월 말에는 넷북(미니노트북)에도 '아이스크림'이란 이름을 붙였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아이스크림의 부드러운 이미지를 앞세워 젊은 소비자층을 파고들었고,당초 기대보다 훨씬 많은 5만대 이상 팔리며 효자 상품으로 떠올랐다. 아이스크림 넷북은 기능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최초로 '스마트 온'(SMART ON) 기능을 갖춰 운영체제(OS)를 부팅하지 않고도 곧바로 인터넷 검색,음악 감상,채팅 등을 즐길 수 있다. 별도로 탑재한 스마트 온 버튼을 누르면 7초 이내에 해당 메뉴를 실행할 수 있게끔 만들었다. 지하철 등 이동 중에도 빠르게 각종 멀티미디어 기능을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아이스크림 넷북은 사용 편의성도 크게 높였다. 데스크톱PC와 케이블 연결을 통해 간편하게 파일 복사를 할 수 있는 '스마트 링크 기능',손쉽게 시스템을 복원하는 '스마트 리커버리 기능' 등을 갖췄다. 키보드가 작아 오타가 많았던 기존 넷북 사용자들을 위해 '시프트(Shift) 키'를 넓히고,터치 패드의 크기도 기존 넷북과 비교해 10% 정도 키웠다.
제품 무게는 1.26㎏으로 가벼운 편이며,화면은 10.1인치 LCD(액정표시장치)를 탑재했다. 부드러운 곡선형 몸체에 반투명 소재의 바닐라 화이트,라임,체리 등의 색상을 적용해 깜찍한 느낌을 살렸다. LG전자의 아이스크림 시리즈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자 회사 내부에서는 아이스크림이 '대박'과 통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아이스크림이란 제품명이 주는 이미지로 주로 여성 고객층을 공략한 게 주효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IT 기기에 아이스크림이란 이름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