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트 들쭉날쭉…양용은 19위

美 SBS챔피언십…오길비 우승
양용은(38)이 미국PGA투어 2010년 개막전 SBS챔피언십(총상금 560만달러)에서 공동 19위를 차지했다. 아시아 남자골퍼 최초의 메이저챔피언답지 않은 성적이다.

양용은은 11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카팔루아리조트 플랜테이션코스(파73)에서 끝난 대회에서 4라운드 합계 11언더파 281타를 기록,챔피언 지오프 오길비(호주)에게 11타 뒤진 성적으로 28명 중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오길비는 합계 22언더파 270타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개막전 우승컵을 차지했다. 우승상금은 112만달러(약 12억6700만원).3라운드에서 데일리 베스트를 기록하며 16위까지 치솟았던 양용은은 최종일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타를 줄이는 데 그치며 순위가 뒷걸음질쳤다. 세계랭킹 1,2위인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이 나오지 않은 대회에서 시즌 첫 '톱10'에 들려던 그의 목표는 빗나가고 말았다. 양용은은 대회 후 "첫 대회가 끝났을 뿐이다. 팬들에게 더 자주 우승 소식을 전해드리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양용은은 '새 그루브 룰'이 처음 적용된 이 대회에서 그런대로 잘 적응했다. 최종일 89%를 포함,대회 나흘 동안 아이언샷 그린적중률이 평균 84.7%에 달했다. 출전선수 중 이 부문 랭킹 10위.한 라운드 18개홀 가운데 평균 3홀에서만 그린을 놓쳤다는 뜻으로 새 클럽(로프트 25도 이상의 아이언 · 웨지)에 적응하는데 큰 문제가 없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2009시즌 종료 후 약 3주간의 훈련만 한 탓인지,양용은은 절정기의 경기감각을 보여주지 못했다. 더블보기와 트리플보기가 난무하는가 하면,좀처럼 보기 드문 헛스윙까지 하고 말았다. 기복은 특히 그린에서 심했다. 퍼트수는 1,2라운드 때 32개로 높더니 3라운드 때는 26개로 뚝 떨어졌고,마지막날은 35개로 치솟았다. 퍼트감이 좋지 않았다고는 하나,하룻새 퍼트수가 9개나 차이난 것은 아쉬웠다. '버디 홀'인 파5홀 스코어도 다른 선수에 비해 좋지 않다. 양용은은 나흘 동안 파5홀에서 7타를 줄이는 데 그쳤다. 파4홀 버디(이글)확률 43.8%로 지난해 그의 평균치(44.4%,랭킹 50위)와 비슷했다. 투어 10위권 선수들은 이 확률이 50% 안팎에 달한다. 양용은은 현재보다 파5홀 버디비율을 5%포인트 이상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를 받은 셈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