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정시 논술 2009년보다 쉬웠다

인문계, 과학관련 지문 출제
자연계, 표·그래프 많아 까다로워
서울대 2010학년도 정시모집 논술고사가 지난해보다 대체로 쉬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인문계열에서는 과학 관련 지문이 출제돼 최근 강화되고 있는 계열 간 통합논술 경향을 보였다. 자연계열은 고교 교과과정을 벗어나진 않았지만 그래프와 표를 분석하는 일부 문항은 어려웠다는 평가다.

11일 서울대가 수험생 2502명(인문계열 1050명,자연계열 1356명 등)을 대상으로 치른 논술고사에서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은 각각 3문항과 4문항이 출제됐다. 인문계열은 플레밍의 페니실린 발견 사례와 하틀리의 오존층 존재 가설을 통해 창의적 사고의 중요성을 묻는 문항,각국의 실질GDP 및 연평균 성장률 등을 근거로 각국의 경제 성장 특성을 파악하는 문항,국사 교과서에 나온 실학 관련 내용을 토대로 노비제에 대한 당대 실학자들의 주장을 파악하는 문항 등이 출제됐다. 수험생들은 관련 지식이 없으면 풀 수 없는 문제가 나와 체감 난이도가 높았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대체로 평이했다는 반응이다.

자연계열에서는 고교 과학과 물리I에 나오는 파동에 대한 개념을 토대로 자연 재해 중 하나인 쓰나미(지진 해일)를 분석하는 문항,동물의 호흡을 통해 지구 환경 변화가 미칠 영향을 파악하는 문항,소라껍질 등 자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나선'의 의미를 묻는 문항,별의 다양한 성질을 물리 · 화학적으로 측정하는 과정과 별 내부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다룬 문항 등이 출제됐다.

화학과에 지원한 김선정양은 "작년보다 문제가 쉬웠던 것 같다"며 "변별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해 답안을 더 자세하고 신중하게 작성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일부 수험생들은 자연계 논술 2-3번 문항인 '대기와 폐 사이의 기압 차이가 1㎜Hg라는 사실과 한 번의 호흡 동안 들이마시는 공기가 0.5ℓ라는 사실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라'는 문제에 대해 "그래프 분석이 까다로워 가장 어려웠다"고 꼽았다.

서울대는 지난해 자연계열 논술에서 고교 교육과정에 포함되지 않은 미분방정식을 출제해 본고사형이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서울대는 다음 달 1일 최종 합격자 1423명을 발표한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