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출전 앞둔 최경주, "당분간 모자에 태극기 달고 나간다"

메인 스폰서 아직 구하지 못해 두 달간 휴식·훈련…컨디션 최고
새 그루브 룰 적응에 공 들여…2010년 美투어 통산 10승 채우겠다
"찰흙에 물을 부으면 처음엔 끈적끈적하지만 마르면 아주 단단해지지 않아요? 저는 지금 마르는 과정에 들어왔습니다. "

아시아선수로는 미국PGA투어에서 최다승(7승)을 거둔 최경주(40)는 이번 주 소니오픈 출전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인고의 세월'을 보냈지만,재도약을 위한 준비과정으로서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SBS챔피언십 최종라운드가 열린 11일 일찌감치 하와이에 도착해 연습라운드를 마친 최경주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컨디션은.

"지난 시즌 종료 후 두 달 동안 휴식과 훈련을 함께 했다. 연습,라운드,체력훈련을 병행했고 새 클럽에도 적응을 마쳤다. 컨디션은 95% 수준으로 아주 좋다. "??

▼동계훈련은 어느 부문에 중점을 뒀나"집이 있는 텍사스주 댈러스도 추웠다. 눈이 많이 왔고,땅이 언 때도 많았다. 그런 가운데도 비교적 따뜻한 골프장을 찾아 실전감각을 유지했다. 특히 올해 바뀐 '새 그루브 룰'에 적응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2~3년 전부터 해온 스윙 개조도 몸에 붙을 정도로 안정됐다. 그 어느 해보다 심적 · 육체적으로 평안한 상태에서 개막전을 치를 준비가 돼있다. "??

▼새 그루브 룰에 어떻게 대비했는가.

"새 룰은 성적에 큰 변수는 안 되겠지만,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짧은 거리의 어프로치샷을 할 때 작년까지는 그린에 팍팍 세웠지만,올해부터는 그것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그래서 내 경우 어프로치샷이 그린에 떨어진 뒤 일관되게 4~5야드 굴러가서 멈추게끔 전략을 세웠다. 매 샷을 그런 식으로 거리조절을 할 수만 있다면 오히려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 "▼가장 최근 우승(투어 7승째)을 2년 전 이 대회에서 올렸는데.

"다른 대회보다 감회가 다르다. 더욱 올시즌 처음 치르는 대회가 아닌가. 와이알레이코스는 14개 클럽을 두루 잘 써야 성적을 낼 수 있는 코스다. 어떤 홀은 거리를 내야 하고,어떤 홀은 고도의 정확성이 요구된다. 연습라운드를 해 보니 지난해,지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쇼트게임과 퍼트만 따라준다면 통산 8승째를 이곳에서 거둘 수 있다고 본다. "

▼올해 목표가 있는가. "올해 투어 24개,미 투어 외 3~4개 등 27~28개 대회에 나갈 생각이다. 한국 대회는 신한동해오픈만 출전이 확정됐다. 미국 진출 11년째인 데다 새로운 10년이 시작되는 해에 투어통산 10승을 채웠으면 좋겠다. 그리고 올해,늦어도 내년에는 메이저대회 첫승도 노려보겠다. 준비는 마쳤다. 뚜껑을 여는 일만 남았다. "

▼2003년부터 2009년까지 7년 연속 마스터스에 출전했다. 올해는 현재 세계랭킹(90위)으로 보아 출전 여부가 불확실한데.

"올해도 꼭 나가도록 하겠다. 지금은 출전자격이 안 되지만 시즌 초 분발해서 그 기준을 맞추겠다. "

마스터스엔 대회 전주까지 우승하거나,대회 2주 전 기준 세계랭킹 50위 또는 미국투어 상금랭킹 10위 안에 들면 출전할 수 있다.

▼메인 스폰서가 없지 않은가. "지난해까지 후원해주었던 나이키와 계약이 만료됐다. 두세 기업과 스폰서십에 대해 얘기 중이나 결말이 안 났다. 클럽은 타이틀리스트를 포함해 여러 제품을 시험해보고 있다. 옷은 한국의 슈페리어를 입는다. 그래서 모자 전면에 딱히 달 로고가 없는데,주위에서 '한국골프의 자존심인데 공백으로 둘 수 있느냐.태극기를 달고 나가라'고 권유한다. 골프백에 새겼던 것처럼,당분간 모자 전면에 태극기를 달고 나가게 된다. 그럴만큼 각오가 단단하므로 올해는 국내팬들에게도 좋은 소식을 전할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