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수급 비상상황…이번주가 고비"

崔지경, 에너지절약 대국민 호소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사진)은 12일 겨울철 난방 수요 급증에 따른 범국민 차원의 에너지 절약을 호소했다.

최 장관은 이날 정부 과천청사에서 담화문을 발표하고 "새해들어 계속되는 한파로 최근 나흘(5~8일) 연속 전력 수요가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며 "지난 8일 기록한 최대 전력 수요 6856만㎾는 UAE(아랍에미리트)에 수출할 원전 4기 용량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상 안정적인 예비전력을 600만㎾ 이상으로 보는데 지난 8일에는 441만㎾까지 내려갔고 자칫하면 비상 수준인 400만㎾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며 "모레(14일) 기온이 가장 낮을 것으로 예보되고 있어 향후 1주일이 전력 과부하 문제의 고비"라고 지적했다. 예비전력이 200만㎾ 아래로 떨어지면 일부 전력 사용을 제한하는 등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이 가동된다고 덧붙였다.

최근 전력 사용이 급증한 것은 경기회복으로 산업용 전력 수요가 늘어난 데다 이상 한파로 가정과 빌딩에서도 난방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경부는 산업용 전력 수요 증가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난방 수요 증가는 '우려스럽다'는 입장이다.

최근 난방용 전력 수요는 작년 이맘 때보다 18.4% 증가한 1675만㎾로 전체 전력 수요의 24.4%를 차지했다. 개인 및 가정용 전열기 보급이 지난 3년간 30% 이상 증가하면서 난방용 전력 수요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최 장관은 "'나 하나쯤이야'가 아니라 '내가 먼저'(me first)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때"라며 △전열기 사용 자제 △전력 수요가 몰리는 시간에 전기난방 자제 △적정 실내 난방온도(20℃) 준수 △4층 이하 계단 이용 △불필요한 전등끄기 및 미사용 가전제품의 플러그 뽑기 등 5대 에너지 절약 실천과제를 제시했다.

지경부는 전국 8200여 공공기관의 난방 실태를 불시점검해 에너지 낭비가 심한 기관의 명단을 발표하고 재계의 도움을 얻어 민간기업의 전력 낭비 실태도 공개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론 에너지 가격을 원가에 연동시켜 수요량을 조절할 방침이다.

한편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일과 시간(오전 9시~오후 6시) 중 공무원의 개인용 전열기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또 겨울철 난방일수를 60일에서 42일,여름철 냉방일수를 90일에서 72일로 각각 18일씩 줄이기로 했다. 모든 청사의 전등을 에너지 효율이 높은 LED(발광다이오드)로 교체하기로 했다.

주용석/이상은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