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급준비율 0.5%P 전격 인상

18일부터…'인플레 잡기' 착수
은행간 기준금리도 또 올려
중국이 은행의 지급준비율(지준율)을 19개월 만에 0.5%포인트 올렸다. 또 은행 간 기준금리인 1년 만기 국채입찰 수익률(금리)을 상향 조정,공개시장 조작을 통한 출구전략에 사실상 착수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12일 대형은행의 지준율을 15.5%에서 16.0%로 인상,오는 18일부터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농촌 등에 대출이 많은 소형은행(지준율 13.5%)은 올리지 않기로 했다. 금융위기로 2008년 9월 이후 연말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지준율을 내린 뒤 다시 상향 조정으로 방향을 돌린 셈이다. 은행 간 기준금리인 1년만기 국채 입찰 수익률은 연 1.8434%로 전주 대비 0.08%포인트 올렸다. 이는 지난 7일 3개월 만기 국채 입찰 수익률을 0.04%포인트 인상한 데 이은 것이다. 중국처럼 채권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나라에서는 국채 입찰 수익률이 금리의 척도 역할을 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년만기 국채 수익률 인상폭은 시장 예상치(0.04%포인트)의 두 배 수준으로 중국이 예상보다 빨리 통화긴축에 나설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BNP파리바는 이날 "인민은행이 2분기중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행의 대출금리는 5년래 최저인 연 5.31%(1년만기 기준) 수준이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느슨한 통화정책'을 지속하면서 유연성을 발휘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따라서 이번 지준율과 국채 금리 인상은 인플레 우려가 커진데 따른 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중국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1월 전년 동기 대비 0.6% 올라 9개월 연속 마이너스 시대를 마감했으며 12월에도 2% 정도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 압력은 최근 폭설과 한파 등으로 가중되고 있다. 중신증권은 올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2.6%에서 3.2%로,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2.5%에서 3.1%로 올렸다. 정부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의 허판 연구원과 야오즈중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자산거품과 인플레를 피하려면 통화량 억제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연구원은 '과도하게 느슨한 통화정책'이 지속될 경우 올해 중국 경제는 성장률이 16%에 이를 정도로 과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새해 들어 은행 신규 대출이 다시 급증하면서 인플레 우려가 커진 것도 통화 긴축을 예고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새해 첫주 은행 신규 대출이 6000억위안(약 102조원)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 월 평균 신규 대출 증가액의 두 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