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종시 문제, 지역이기주의 벗어나야 풀린다

세종시 수정안이 발표되자 사회적으로 찬반 양론의 주장과 공방이 만만찮다. 정부 대안이 공식화된 만큼 한 번은 거쳐야 할 과정이겠지만 가급적 이른 시일내에 건설적으로 매듭짓는 것이 여러모로 바람직하다. 야당을 중심으로 정치권 일부의 반대 논쟁은 이전부터 있었고,예상도 됐던 것인 만큼 2월 임시국회를 통해 국회 차원의 신속한 결론 도출을 기대한다.

이 과정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충청권에서도 일부 여론의 기류변화가 엿보인다는 점이다. '더 이상 국가적 에너지 낭비는 안되고,현실을 냉철하게 받아들이는 게 실리'라는 반응도 나온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정부 발표후의 한 여론조사를 보면 수정안에 찬성이 51%로 '원안대로'지지 34%보다 높게 나온 사례도 있어 주목할 만하다. 정부가 충청권 주민은 물론이고 전체 국민들을 상대로 더 적극적인 설득전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지금 상황에서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역할이다. 특히 시 · 도지사들의 어깨가 막중해졌다. 자치단체장이 자기 지역의 발전과 이익증대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물론 자연스런 일이다. 그러나 광역단체장쯤 되면 국가의 장기발전과 국민의 궁극적인 이익증대를 생각해야 한다. 국가의 발전 속에 각 지자체가 함께 발전해나가는 것이지,정체되고 혼란스런 국가에서 특정지역만 발전하기는 어렵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아직 중앙의 지원과 자원배분에 힘입어 지방이 발전의 기초를 다지는 식의 성장 시스템에선 더욱 더 그렇다. 세종시 건설에서 정부는 특정 지역의 희생(犧牲)과 손해없이 추진한다는 것을 큰 원칙으로 정해뒀다. 이 점을 시 · 도지사들이 잘 받아들이고 앞으로 실행을 한 번 지켜보는 것이 바른 태도다.

지자체들을 보면 서울 경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내 지역으로 올 투자에 지장을 걱정한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도 어제 시 · 도지사 간담회에서 재차 "세종시 때문에 다른 지역이 지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행여라도 시 · 도지사들이 6월 지방선거 등을 의식해 정치 논리로 가버리면 시장 · 군수들까지 이 흐름에 휩쓸릴까 걱정이다. 중앙정부를 엄중하게 주시하되 이성적인 판단과 리더십 발휘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