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 갈등…인선 불협화음… 어수선한 한나라당

친이-친박 접점없는 극한 대립…사무총장 교체 문제까지 불거져
'세종시 대전' 앞두고 적전분열 양상
한나라당이 계파 갈등과 인선 문제로 불협화음을 빚고 있다. 세종시 수정을 놓고 야권에 하나로 대응하기는커녕 '적전분열'에 휩싸인 모양새다.

우선 고질적인 친이(친 이명박) -친박(친 박근혜) 간 계파 갈등이 세종시 문제로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친이계가 세종시 수정안 발표 이후 여론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는 반면 친박계는 원안 관철을 고집하고 있다. 친이계인 정두언 의원과 친박계인 이정현 의원 등이 가시 돋친 설전을 벌이면서 거의 접점을 찾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친이와 친박이 서로 대화와 설득노력은 하지 않은 채 '모 아니면 도' 식의 극한 대립만 거듭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도부 사이에서는 친이계인 장광근 사무총장의 교체 문제가 불거졌다. 정몽준 대표는 자신과 불화를 빚었던 장 사무총장 교체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8일 당청회동에서도 이명박 대통령에게 이 같은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친이계와 정몽준 대표 측의 미묘한 대립 기류가 표면화한 것이다. 정 대표는 애초 지난 11일 후임 사무총장과 대변인 등 새로운 당직자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친이계의 반발 등으로 잠시 미뤘다. 장 사무총장 역시 사의를 표명할 뜻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한 측근은 "청와대의 뜻이 그게(교체) 아닌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 대표 측근들이 일부러 교체설을 흘리고 있다는 불쾌감도 표시했다. 정 대표 측도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정 대표 측근은 "시기가 문제이지 교체 방침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조만간 예정대로 당직 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친이계 인사는 "정 대표가 자신과 불편한 관계에 있다고 해서 사무총장을 교체하려는 것은 친이계와 완전히 척을 지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여권 관계자는 "'세종시 대전'(大戰)을 앞두고 당이 하나가 되지 못하고 사분오열하는 모습을 보여 안타깝다"며 "당 지도부가 빨리 갈등을 수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