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 모터쇼] GM·포드 중소형차로 방향 바꿔…유럽은 하이브리드 '자신감'
입력
수정
●글로벌 CEO의 화두
"오늘 선보이는 준중형차 '뉴 포커스'는 미국 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첨병 역할을 할 것이다. "(앨런 멀럴리 포드 최고경영자 · CEO) "하이브리드카는 언제든지 만들 수 있다. 오늘 선보이는 컨셉트 하이브리드카는 시작에 불과하다. "(디터 제체 메르세데스 벤츠 회장)
11일(현지시간) 개막한 '2010 북미 국제오토쇼(일명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주요 글로벌 업체의 CEO들이 처음 선보이는 차를 직접 소개했다. 이들 신차의 공통점은 소형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라는 것이다. 미국 기업들이 주로 소형차를 내세운 데 비해 유럽 업체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등한시했던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를 앞세운 것이 달랐다. ◆소형차 시장 파고드는 미국 기업
GM은 이날 '시보레 스파크(한국명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와 '시보레 크루즈(한국명 라세티 프리미어)' 및 '시보레 아베오 RS(젠트라 후속)'를 오토쇼의 주인공으로 부각시켰다. 모두 소형차이거나 경차다. GM은 세 가지 모델을 앞세워 "중 · 소형차 시장에서도 풀라인 업을 갖추었다"고 선언했다. GM은 이들 세 모델을 올해부터 차례로 미국 시장에 상륙시킬 예정이다.
에드워드 휘태커 회장은 직접 무대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기자들의 질문에 "방향을 잘 잡은 것"이라며 중 · 소형차 공략에 자신감을 보였다.
포드의 중 · 소형차 공략 의지도 만만치 않았다. 멀럴리 CEO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팔린 차 4대 가운데 1대가 아반떼급인 준중형차였다"며 "아반떼 사이즈의 자동차로 미국을 포함해 세계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심혈을 기울여 만든 '뉴 포커스'를 앞장세우겠다고 덧붙였다. 크라이슬러도 '피아트 500' 전기차 버전을 선보이며 소형차 공략에 가담했다.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CEO는 "조만간 미국 내 고용을 늘릴 수 있을 정도로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며 "중 · 소형차도 관심 분야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하이브리드카 시장에 뛰어든 유럽 기업
디터 제체 메르세데스 벤츠 회장은 직접 'S400'하이브리드카를 소개하며 하이브리드 시장의 강자로 부상할 것을 자신했다. 폭스바겐도 하이브리드 컨셉트카 '뉴 콤팩트 쿠페'를 주력 차종으로 공개했다. 혁신적인 연비와 친환경성은 물론 드라이빙 성능과 운전 재미를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했다고 폭스바겐은 설명했다. 최고 속도는 시속 227㎞로 하이브리드 차량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BMW는 '컨셉트 액티브 E'란 전기차를 주력 신차로 소개하며 친환경차 바람몰이에 합류했다. 도요타는 뉴하이브리드카를, 혼다는 CR-Z 하이브리드와 연료전지차인 'FCX클래러티'를 선보였다. 이토 다카노부 혼다 CEO는 "수소전지차가 바람직하지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당분간 하이브리드카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해 하이브리드카 시장 수성(守成)의지를 보였다. 데이비드 츠코프스키 현대자동차 미국 법인 부사장은 "현대차는 중 · 소형차 부문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입증했다"며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 판매가 올해 1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도 관심 끌어
현대차와 기아차도 총 31대의 자동차를 선보였다. 현대차는 이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컨셉트카인 '블루윌'을 북미 시장에서 처음 공개했다. 블루윌은 앞으로 현대차의 간판 하이브리드 모델로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선다. 고성능의 새 엔진을 탑재한 '싼타페' 개조차(국내명 싼타페 더 스타일)도 첫선을 보였다. 이 차는 작년 7월 국내에서 출시된 싼타페 더 스타일의 북미형 모델로 고성능 고효율의 엔진과 6단변속기를 장착했다. 기아차도 이날 '쏘렌토R'를 비롯해 쏘울 포르테 포르테 쿱 등을 전시하는 한편,마이크로소프트와 공동 개발한 차세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UVO'를 공개했다.
디트로이트=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