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융당국, 재무제표 눈속임 은행에 철퇴 경고

[한경닷컴]중국 금융당국이 재무제표를 좋게 보이려고 대출채권을 편법 매각해온 은행들에 경고장을 보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 보도했다.은행들이 대출채권을 수주 또는 수년뒤 되사겠다(바이백)는 조건으로 신탁회사에 매각하는 관행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는 것이다.

월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중국에서 은행과 신탁회사간 채권매매 계약이 급증하고 있다.컨설팅업체 상하이 베네피트 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에만 7340억위안(약 124조7800억원)의 은행 대출이 패키지로 신탁업체에 넘어갔다며 이들 거래 가운데 절반이 지난해 하반기에 이뤄졌다고 전했다.중국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신탁회사에 채권을 팔아 조달한 자금으로 신규 대출을 실시하는 것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의 대출채권 편법 매각은 중국 정부가 은행들의 신규 대출 확대로 인한 부실채권 증가를 우려하며 은행들에 자본확충 압박을 넣자 은행들이 이를 회피하기 위해 생각해낸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이다.신탁회사가 대출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동안 이는 은행의 재무제표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을 노린 것이다.신탁회사도 넘겨받은 대출채권으로 새로운 금융상품을 만들어 투자자에게 판매하며 수수료 수입을 챙긴다.신탁회사는 은행에 비해 규제를 덜 받는다.

일각에선 중국 은행들의 대출채권 처리가 금융위기전 미국 등 서구 금융회사들의 행태와 비슷하다고 지적한다.미국과 유럽 금융회사들은 대출채권의 증권화를 일삼다가 자산가치 급락과 부실채권 증가로 연쇄적으로 타격을 입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