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故 최종현 회장 유지 12년만에 결실

세종시에 장례문화센터 기부

"내가 죽으면 화장(火葬)하고 훌륭한 화장시설을 지어 사회에 기부해 달라.SK가 장례문화 개선에 앞장서 달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선친인 최종현 회장은 1998년 임종을 앞두고 이 같은 말을 남겼다. 무덤으로 인한 국토의 낭비를 걱정하며 화장을 통한 장례문화 개선을 당부한 것.SK그룹이 최 회장의 유지에 따라 세종시 은하수공원에 총 500억원을 들여 조성한 장례문화센터가 12일 문을 열었다. SK그룹은 이날 장례문화센터를 세종시에 무상 기부했다.

장례문화센터는 총 면적 36만㎡에 화장장 및 2만1442기 규모의 납골시설(봉안당) 장례식장(접객실 10개，빈소 10개，영결식장 2개，안치실 1개) 등의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다. 화장로는 자동화된 최첨단 무공해 시스템을 도입해 분진과 냄새가 없도록 시공됐다. 고대 이후 국내외 장묘문화 변천사와 수목장 바다장 산호장 등 각종 자연장을 소개하는 홍보관도 마련돼 있다.

최태원 회장은 이날 개관식에서 "정성스럽게 조상을 모시는 소중한 전통은 이어가면서 후손의 미래가 담긴 자연환경도 지키고 가꾸는 아름다운 장례문화를 일궈나가는 것은 우리 세대에 주어진 숙제"라며 "장례문화센터가 우리 사회의 장례문화를 개선해 나가는 데 큰 역할을 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