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CEO "잘못은 했지만…" 불만 투성이 사과

의회 청문회 "보너스 불가피" 강변
미국 월가의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이 13일 의회 청문회에 섰다. 이들은 금융위기가 발생한 데 대해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으나 자발적인 사과는 없었다.

미 의회 금융위기조사위원회(FCIC)가 14일까지 이틀간 일정으로 갖는 청문회 첫날에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CEO,브라이언 모이니언 뱅크오브아메리카(BOA) CEO,존 맥 모건스탠리 CEO가 참석했다. 필 안젤라이드 조사위원장은 위기가 발생하기까지 금융사들은 무엇을 했으며 실수를 했다면 사후에 이와 관련한 내부적인 연구를 해보았느냐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는 "전적으로 경영진의 탓"이라고 말했다.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CEO도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다"면서 "국민들이 손실을 본 결과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반성했다. 맥 모건스탠리 CEO는 "되돌아보면 금융사들이 과다하게 차입을 해서 무모하게 투자를 했다"고 실토했다.

금융사 CEO들은 그러면서도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블랭크페인은 이번 금융위기가 허리케인이나 신이 결정한 행위와 비슷하다고 말했다가 안젤라이드 조사위원장으로부터 인간들(당신들)의 실수 때문이라는 질책을 당했다. 블랭크페인은 정부와 의회가 금융사들의 파생상품 거래를 너무 강하게 규제하면 안 된다고 반발했다. 다이먼도 "어떤 금융사도 앞으로 '대마불사'가 용인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지만 "금융사 덩치를 획일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CEO는 거액 보너스 지급의 불가피성도 강변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