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금값 급등 주범은 투자 수요…2009년 투자 수요가 장신

[한경닷컴]지난해 금값을 사상 최고로 끌어올린 주범은 투자 수요인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4일 지난해 금의 투자 수요가 30여년만에 처음으로 장신구 수요를 앞질렀다고 보도했다.금의 수요공급 데이터를 수집하는 귀금속 컨설팅업체인 GFMS는 12일 지난해 금의 투자 수요가 전년보다 두배 가량 늘어난 1820t이었던 반면 장신구 수요는 23% 줄어든 1687t에 그쳤다고 밝혔다.1687t은 21년만의 최저치다.지난 12월초 사상 최고인 온스당 1226.10달러까지 금값이 뛴 것은 투자수요의 급증 때문이라는 분석이다.GFMS의 필립 클랩위크 회장은 “지난해 달러 약세와 세계 각국의 유동성 공급이 겹치면서 막대한 자금이 금시 장으로 몰려들었다”며 “거시경제 환경이 점차 정상화되면 투자 수요에 크게 의지하고 있는 금 시장은 조정에 크게 취약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1999년 250달러였던 금값이 지난해까지 가파르게 오르면서 금의 장신구 수요는 크게 줄어들었다.장신구 수요는 2008년만 해도 전체 수요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었으나,금값이 급격하게 오른데다가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지난해 최대 소비국인 인도를 비롯한 주요국에서 수요가 크게 줄어들었다.GFMS에 따르면 장신구 수요는 사상 최고인 3294t 기록한 1997년 이후 지난해까지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주요 금 거래업체들은 장신구 수요가 다시 살아나려면 금값이 온스당 1000달러 밑로 떨어져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 측면에선 중국이 세계최대 생산국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했으나 지난 2007년까지 최대 생산국으로 군림해왔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은 금 생산이 5% 감소하며 호주에 이어 3위로 추락했다.지난해 중앙은행들의 금 매각은 90% 줄어든 24t으로 20여년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