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실적시즌…'인텔 효과' 계속 될까?

'인텔 효과'가 강력하다.

삼성전자가 15일 장중 84만3000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다시 썼다. 하이닉스도 26만70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이날 코스피지수도 반도체주를 비롯한 전기전자업종에 외국인, 기관 매수세가 몰리면서 장중 1700선을 회복했다.

전날 미국 장 마감 후 인텔이 발표한 4분기 주당순이익은 40센트로 예상치인 30센트를 뛰어넘었다. 전체 순익은 23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0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분간 증시를 이끌 만한 모멘텀이 없고, 국내 기업들의 4분기 실적 기대치도 낮아진 상황에서 미국발 희소식에서 상승 단초를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윤자경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실적 시즌을 관전함에 있어 미국 기업들의 실적에도 관심을 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경기 회복세가 정점을 확인한 만큼, 미국 경기의 회복세에 연계돼 연속적인 흐름이 이어지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미국의 4분기 실적시즌 분위기는 훈훈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특히 인텔을 비롯한 주요 IT기업들의 실적 호전이 예상되면서, IT주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중요해보인다.

IBM은 현지시간으로 19일, 애플은 25일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들의 IBM의 4분기 주당순이익 전망치는 3달러45센트로 전분기 2달러44센트 대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애플 역시 2달러6센트로 전분기 1달러85센트에 비해 증가할 전망이다.

26일 실적을 발표하는 반도체기업인 텍사스인스트루먼트도 49센트로 양호한 4분기 실적이 예상된다.황빈아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주 인텔효과에 이어 다음주 IBM 등 미국 IT주들의 양호한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어 기존 주도주였던 전기전자업종에 대한 접근이 유효해보인다"고 판단했다.

윤자경 애널리스트도 "퀄컴, 시스코 등 미국 반도체 업종이 실적 기대감에 상대적인 강세를 보였다"며 "국내 증시도 이와 유사한 흐름이 진행된다면 반도체 관련주의 초과수익 기대감이 높아질 수 있는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미국 금융주의 실적은 증시 복병이 될 가능성이 크다. 15일 JP모건을 시작으로 주요 금융주의 실적 발표가 줄줄이 이어져 있지만, 대부분 전분기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중섭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다음 주까지 발표가 예정돼 있는 6개 주요 은행 중 그나마 흑자가 예상되는 JP모건,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의 4분기 실적 추정치가 한달 전 추정치에 비하여 3%에서 많게는 40%까지 하향조정됐다"고 밝혔다.

웰스파고는 흑자예상에서 적자예상으로 전환됐으며, 씨티그룹은 주당 6센트 적자에서 주당 33센트로 적자폭 전망치가 확대됐다.

박중섭 애널리스트는 "미국 대형 금융주의 실적 발표가 몰려 있는 15~21일 사이에는 변동성 확대국면을 예상한다"며 "금융주 실적 발표라는 소나기는 피해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금융주는 4분기를 저점으로 2010년에는 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있어 희망을 가져볼 수도 있겠다.황빈아 애널리스트는 "미국 금융주는 1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전망되며 2010년 실적 개선폭은 87.2%로 업종 중 가장 크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